1960년 필리핀과 한국은 1인당GDP(국내총생산)로 볼때 1975년
가격기준으로 640달러에 달하는등 거의 같은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고
있었습니다. 두나라는 그당시 교육 인구 산업구조 무역구조등 여러면에도
비슷한 점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1960년에서 1988년에 이르는 28년동안 필리핀의 1인당 GDP는 매년
1. 8%성장,1인당 소득이 세계전체 평균수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같은
기간중 한국은 1인당 소득이 매년 6. 2%씩 성장하였는데 이는 11년마다
소득수준이 두배로 늘어나는 속도에 해당됩니다. 한국의 소득수준은
그결과 필리핀사람들에 비해서는 약3배,미국사람들에 비해서는 3분의1에
해당하는 수준까지 향상됐습니다.

한국사회의 이러한 지속적인 구조변화를 기적이라고 부르는 것을 나는
결코 과장된 표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기간동안 급격한 속도의
발전을 이룩한 나라가 이전에는 결코 없었으며,진보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는 증거를(홍콩의 서글픈 경우를 예외로 한다면)아무데서도 찾아볼수
없습니다. 이러한 기적이 어떻게 일어나게 되었을까. 한국과 대만에서는
일어나고 있는데 필리핀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두나라의 소득증가속도를 뒷받침하는 경제구조변화의 여러 현상들을
단순히 열거해 봐도 알수있습니다. 기적을 이룬 두나라 경제 모두가
공산품의 대량수출국이며 제품의 질도 향상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도시로 몰려들고 있으며 교육수준도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저축률 또한 높습니다. 그들에게는 기업을 지원하는 정부가 있고
정부는 자유방임과 중상주의적인 무역정책을 제나름대로 혼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나라들에서 일어난 현상들을 이용해서 다른나라에서도
성장률을 변화시킬수 있는 경제정책을 찾아내는데 도움을 얻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어떤 나라한테 "한국의 모형을 따르라"고 조언해
주는 것은 유망한 농구선수에게 "마이클 조던의 모형을 따르라"고 조언해
주는 것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어떤 일을 수행할 때 다른 사람의
성공적인 업적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업적을 이루는 여러
구성요소들로 나누어 분석할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각 구성요소가
전체업적을 이루는데 어떤 기여를 했는지,이러한 업적의 어떤면이
모방가능한지,그리고 이들중 어떤 요소가 모방할 가치가 있는지를
밝힐수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이론이 필요한 것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려고 하는 내용은 성장의 기적을 생산성의 기적으로 보는
신고전학파 이론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입니다. 한국과 대만의근로자가
1960년도에 생산할수 있었던 것보다 6배나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게 만든 과거 30년동안의 변화를 살펴 보려는 것입니다.

국가간에 성장률 격차를 일으키는 요인중 하나는 인적자본형성의
속도차입니다. 인적자본의 형성은 일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잘
알다시피 경험이 많은 근로자나 경영자는 경험이 없는 사람들보다 많은
소득을 받는게 현실입니다. 이런 식의 인적자본 형성(현장실습)또한
시간사용에 대한 의사결정에 의해 설명될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여러종류의 상품이 있는 현실을 고려해볼때 한사회가 만들어 내고있는
상품의 혼합상태가 인적자본형성과 성장의 전반적인 속도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생산된 제품의 혼합상태가 사회 또는 적어도
국제무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다양하게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방경제들로 구성된 세계에서는 비교우위가 누가 무엇을 생산할 것인가를
결정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한 경제에서 선택된 상품의 구성이 그 나라의
인적자본형성의 속도를 결정하게 됩니다.

경제학자들이 성장론을 연구하는 목적은 성장의 기적과 일관성있는 기술을
종이위에 적어보는 것이었습니다. 말하자면 비슷한 부존자원을 가진
경제들 사이에 나타난 생산성증가의 심한 차이를 모형화한 것입니다.
동아시아국가에서는 근로 인구가 단순한 상품에서 좀더 복잡한 상품의
생산으로 지속적으로 이동해 왔습니다. 이러한 생산기술로 고속성장을
하는 경제나 부문은 상품의 질로 본 최상의 수준에서 상품생산이
이루어지도록 노동인구를 집중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경제활동과 새로운 상품들을 생산할수 있는 경험이 확산되도록 함으로써
높은 배움의 속도를 통해 급속히 인적자본이 형성되도록 한것입니다.

경제기적의 이론이 성공하려면 고속성장의 이야기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있다는 단순한 결과때문에
고속성장이 일어났다고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1960년도의 한국과 필리핀처럼 똑같은 세계시장가격으로 무역을 하고
부존자원이 비슷한 두개의 소규모경제를 생각해 봅시다. 한국은 전에
생산해 보지 않았던 물건들을 생산하는 쪽으로 노동력을 어떻게든 움직여
가게하고,반면에 필리핀은 계속해서 전통적인 상품을 생산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배움확산 이론에 따르면 한국의 생산은 더 빨리 증가할 것입니다.
그러나 1960년에 한국과 필리핀의 소득은 거의 같은 수준이었으며 따라서
각 소비자들이 수요로하는 상품의 배합은 거의 같았습니다. 이런
시나리오가 가능하기위해 한국은 생산제품과 소비상품들 사이에 커다란
차이를 벌릴 필요가 있었고,그 차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커질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대규모의 무역이 배움에 기초한 성장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했습니다.

수입대체정책이 성장을 촉진시키는데,초기단계에서는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는데도 왜 실패했는가를 살펴보는데도 똑같은 추론을 할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농산품을 수출하고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하는 경제를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이 경제가 관세나 다른 무역장벽으로
자급자족체제로 이행해 간다면 근로인구는 전에 수입하던 상품의 생산으로
옮겨가고 배움은 급속히 일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생산성의
일시적인 촉진이며 이때부터 이 폐쇄시스템에서 생산되는 상품의 배합은
소비상품 배합이 변함에 따라 다만 천천히 변할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높은 생산성증가와 무역이나 개발성사이에는 강한 연결관계와 일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현재의 경제이론이 동아시아의 성장기적에 대해 무엇을 말할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면서 저는 이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이 의문의 답을
찾기위해 제가 들춰낸 최근의 문헌들은 조각으로 흩어진 것이며 이들에
대한 저의 조사또한 더 작은 조각으로 흩어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성장과정의 모습과 과정의 진전속에서 이 놀라운 경제들의 역할은
10년전 이 주제에 대해 논의될수 있었던 바에 비교하면 놀랍게도 날카롭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를 요약하면서 결론을 내리려합니다.

성장의 주요엔진은 인적자본의 형성과 지식의 축적이며,각 나라들 사이의
생활수준차이의 주요원천은 인적자본의 차이입니다. 물적자본의 축적은
필수적이긴 하지만 의심할바 없이 보조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적자본의 형성은 학교에서,연구조직에서,그리고 물건을 생산하고 무역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이들 서로 다른 축적 양식들의 상대적인
중요도는 거의 알려져 있지않지만 단일경제가 매우빠른 성장을 이루는
알려진 기간중에는 현장에서의 배움이 지금까지는 제일 핵심적인듯이
보입니다. 이러한 배움이 지속적인 바탕위에서 일어나기 위해,"질의
사다리"를 지속적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근로자와 경영인들은 그들에게
새롭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대단위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경제는 대규모 수출국이 되어야 합니다.

이 묘사는 다행스럽게 필리핀과 한국 모두의 최근 경험과 일치합니다.
이들 두 경제의 역할이 달라지게된 1960년 이후의 역사적 경험과도 두나라
모두에 똑같은 일관성이 있는듯 합니다. 소비의 배합과는 매우 다른
상품의 배합을 생산하는 동아시아의 예를 따른,어느 개별 단일경제와도
일치하는 묘사입니다. 동아시아와 비슷한 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한 제3세계
전체로서는 그것이 잘 맞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일을 통한 배움에 불이
붙어 이루어지는 생산성 증가에는 피할수 없는 중상주의를 암시하는 제로섬
같은 면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