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이 문익환.유원호씨의 방북계획을 옛 통일민주당총재로 있던
89년3월 미리 통보받고 이들을 격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사실은 문익환 목사와 함께 89년 북한을 비밀리에 방문했다가 국
가보안법 위반으로 7년형을 선고받고 대전교도소에서 복역하다 6일 가석
방조처로 풀려난 유원호(63)씨가 출소 직후 털어놓음으로써 드러났다.

유씨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을 방문하기 하루 전인 89년 3월22일
오후 당시 김영삼 총재의 측근인 김덕룡 현 정무장관의 주선으로 옛 통일
민주당 총재사무실에서 김 총재와 단둘이 만났다"고 밝혔다.

유씨는 당시 김 총재와의 면담에서 문 목사와 함께 북한을 방문하기 위
해 곧 출국할 것이라는 계획을 알리자 김 총재는 잘 다녀오라고 격려했다
고 말했다.

유씨는 그러나 이 자리에서 김 총재로부터 북한 고위층에 보내는 메시
지나 여비조의 격려금 등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유씨는 또 당시 평화민주당 김대중 총재에게는 문익환 목사가 직접 방
문해 방북사실을 알린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유씨는 당시 통일민주당 김 총재와의 구체적 대화내용이나 대화시간 등
에 대해서는 "기회가 오면 상세하게 털어놓겠다"며 더이상의 언급을 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