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영국의 윌리엄3세는 "창세"를 부과했다. 민가에 창이 몇개
있느냐에 따라 자산가치를 평가하여 세금을 매긴 것이다. 세금이 감당하기
어렵게 무거워지자 시민들은 세금을 덜내기 위해 창을 벽돌로 메웠다.
중세는 영국에 창이 없는 어두운 집들을 만들어냈다. 세상을 어둡게 만든
셈이다. 그것이 대영제국으로 하여금 식민지유지를 위한 무거운
조세부담으로 국운을 기울게 만든 하나의 요인이었다.

김영삼대통령의 새정부가 지난주 새로운 진용을 갖추고 본격적인
국정운용에 들어갔다. 창을 열겠다고 한다. 새바람을 불어넣겠다고 한다.
부정부패의 척결과 경제활성화 국가기강확립을 다짐했다. 선진국의 꿈이
멀어지고 있는 경제적 후퇴와 총체적부패에 휘말려 있는 어두운 세상을
밝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것은 국민 모두가 새벽의 햇살을 맞기 위해 자기 창을 열수 있어야
가능하다. 사람들이 도피하기 위해 창없는 어두움에 숨게 되면 새벽이
와도 소용없다.

무엇보다도 각종 법령 제도 행정절차 조세를 국민들이 지킬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개혁의 큰 줄기가 되어야 한다. 지금 행정은 남에게
안보이는 으슥한 골목에 숨어서 교통위반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교통순경의 꼴을 하고 있다. 정의과잉증 국민불신 행정만능사상에 연유한
복잡한 고수준의 법령 행정규제등은 국민들이 이를 지킬수 없을 뿐더러
행정도 이를 제대로 수행할수 없는 무능력 상태에 빠지게 한다.
공무원들이 이곳저곳 찾아다니며 불심검문하듯 하면서 범법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봉투를 받는 옆길로 행정을 타락시킨다.

가령 서민들이 집한채를 지을때 부닥치는 행정이 파놓은 함정을 보자.
구청 동사무소 파출소 소방서 환경부서등 온갖 곳에서 건드리면 봉투를
안주고선 배겨날수 없다.

단속하면 모두가 법령에 걸릴수 밖에 없게 수많은 올가미가 쳐져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집짓는데 봉투를 42개나 돌렸다는 보도도 있다.
공사기간까지 예정보다 늦어져 공비가 그때문에 30%나 더 들었다고 한다.
집한채 지어보면 반체제가 될수밖에 없다는 말까지 있다. 국민이 법령의
그물로 잡아야 할 짐승같은 존재라는 착각마저 들게 된다.

일이 있을 때나 그런 꼴을 당하는 개인이상으로 늘상 그런 일에 시달려야
하는 기업들의 사정은 더욱 말이아니다. 근로기준법만 해도 선진국의 좋은
것만 모두 베껴다 놓아 중진국수준에 있는 우리기업들은 이를 지키려면
숨이 차다. 우리보다 몇배 잘사는 일본만 해도 잔업에 대한 추가임금이
25%인데 우리는 50%를 지급하게 되어 있다. 영양이야 이제 모두 알아서 할
수준이며 오히려 과잉영양이 문제인데 영양사를 고용하라는등 각종 자격증
소지자의 채용의무가 생산성향상을 헛구호로 만든다.

환경관계법규도 너무 수준이 높아 이를 지키기 어려우며 아예 돈으로
해결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범법의 유혹을 드리운다. 세금은 여러
세목에서서 징벌적 수준이다. 양도세 상속세는 덩치가 클수록 제대로 내는
경우가 드물다. 중진국인 우리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50%인데 스웨덴은
20%,미국36%,영국은 40%로 낮추었다. 우리의 법인세율(1억원초과)은 34%로
경쟁국인 대만의 25%,홍콩 16.5%,싱가포르의 32%보다 높다. 여기에다
제2의 국세청처럼 준조세를 거두는 기관들이 해마다 늘어난다.

세금을 법대로 꼬박꼬박 내고는 기업을 할수 없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그래서 세금관계 부조리가 가장 많다. 요즘은 환경관계법규가 강화되자
이에 관련된 부조리가 늘어나고 있다. 법규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이를
지키기 보다는 회피하려는 부조리도 늘어나는 것이다. 법규의 준수가
경제활동의 일상이 되어야 하는데 법규의 회피가 경제활동의 일상이
되었다. 17세기 영국에서 처럼 창문을 틀어막고 어둠속으로 숨어서
활동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의 범법개연성이 높아지면 법은 제대로 기능할수 없고 사회는
움츠러든다. 법규와 조세는 결국 활동의지에 대한 규범이거나 짐이다.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선 규범을 따라야 하고 누구나 짐을 짊어져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일정수준을 넘어서면 활동의 폭이 좁아지고 짐이 무거워져
사회는 활력을 잃는다. 누구나 범법자가 될 소지가 깔려 있는 사회가 잘
굴러가리라고 바랄수 없다. 우리사회를 예비범법자의 수용소군도로 만들면
희망은 없다.

시장사회에선 일정한 룰을 설정한 후 수요공급의 시장기능에 맡기면 많은
문제들이 경쟁을 통해 해결된다. 일시적 실패가 있다고 해서 대의명분을
내세워 무차별적으로 시장을 규제하면 더 큰 실패를 자초한다. 총체적
부패,수준높은 법규와 행정규제,경제적 퇴보가 더 큰 실패이다. 누구나
법규를 지킬수 있고 성실히 세금을 납부할수 있게 하는 것이 제2도약의
발판이다.

새정부는 이런 문제를 확고하게 인식하고 있는것 처럼 보여 다행이다.
그것이 새창을 여는 길이다. 이제 새정부는 국민 모두가 우범자가 아닌
준법자로서 진정 새한국 만드는데 동참할수 있게 하는 길을 찾아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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