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취임일인 25일 아침 박상범경호실장으로부터 경호사항에
관해 간략한 보고를 받은뒤 거실로 내려와 박관용비서실장과 약3분동안
귓속말.
김대통령은 이어 이경재공보수석과 김석우의전비서관을 잇따라 면담한뒤
부친 김홍조옹 내외분을 비롯한 가족들과 "취임식장에서 만나죠"라며 간단
히 인사.
김대통령은 이날오전 8시30분께 사저 현관문을 나선뒤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앞뜰을 여러차례 돌며 지난 80년대초 가택연금시절을 회고하는 모습.
짙은 감청색 양복과 외투를 걸친 김대통령은 잠시 만감이 교차하는듯 "내
가 갇혀있을때 하루에도 몇번씩 빙빙돌면서 수없이 거닐던 곳"이라고 회고.
김대통령이 대문을 나서자 `꼬마동지 대장동지''의 저자 이규희씨를 비롯,
주민 5백여명이 사저입구에서 대로에 이르는 약1백m까지 수기를 흔들며 청
와대로 떠나는 김대통령을 환송했고 김대통령은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
며 답례.
김대통령 사저주변 주민들은 대문앞에 태극기를 내걸었으며 김대통령이 골
목을 지나가는 동안 "잘 다녀오세요. 건강하십시요"라고 인사했고 `우리의
자랑 김영삼대통령'' `상도동의 영광이 신한국 건설로''등의 플래카드를 내거
는등 축제분위기.
상도동대로 입구에서 김대통령은 대통령취임 소감을 묻는 기자질문에 "며
칠날씨가 추워 걱정을 많이 했으나 오늘 날씨가 맑아 하늘도 축복을 내리는
것같다"고 덕담.
분홍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손여사도 "앞으로 청와대 살림을 꾸릴 생각
을 하니 걱정이 돼 아침 식사도 못했다"며 사저를 떠나는 감회를 피력.
대통령 전용차인 <1호차>리무진이 대기하고 있는 장소에 이른 김대통령은
연신 <대한민국 만세> <김영삼대통령 만세>를 외치는 주민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한뒤 국립묘지로 직행.
한편 청와대 경호원들은 박상범경호실장 지휘아래 철저한 경호를 펼쳤으나
과거와는 달리 주민들의 접근을 상당폭 허용해 달라진 문민시대를 실감케
하기도.
김대통령 경호에는 청와대에서 보내온 경호승용차 5대, 트럭 1대및 경찰사
이드카 3대가 동원됐고 김대통령이 떠난뒤 가족들과 주민들은 버스 3대에,
김홍조옹내외는 김대통령이 사용하던 그랜저에 각각 분승, 취임식장으로 출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