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봉틀이라고 하면 나이든 세대에게는 그 기능보다도 향수어린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어렸을 적에 한밤중에 깨어나 눈을 떠보면 희미한
전깃불아래 손재봉틀을 달달 돌리면서 옷을 짓고있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게된다.

어린 아이는 어머니의 존재에 안심하고 재봉틀의 단조로운 소리에
이끌려서 다시 잠에 빠지게 된다. 작가 채만식이 "탁류"에서 "다르르
연하게 구르는 재봉틀 소리가 달콤하니 졸음을 꼬인다"고 표현한것도
이같은 광경을 묘사한것 일게다.

그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그 시절에 재봉틀이란 그 집안의
재산목록중 큰 몫을 차지하였고 주부들은 틈만 나면 재봉틀에 기름을 치고
정성껏 먼지를 닦아냈었다. 또 "한국전쟁"때는 피난간 가족의 생계를 바로
재봉틀과 주부의 바느질 솜씨가 꾸려 나갔었다.

이같은 재봉틀이 80년대이후 우리가정에서 자취를 감추는듯 하더니 최근에
다시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다니 반가운 소식이다. 그간 우리사회가
급속하게 산업화되면서 의류시장은 기성복으로 범람하게 되었고 간단한
옷수선은 세탁소에서 해주게 되었으니 그럴수 밖에 없었다. 그간 재봉틀의
수요는 겨우 신부측의 혼수용등으로 존재했을뿐 결혼뒤에는 장식품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재봉틀산업은 사양산업이 되고 말았다.

그러던것이 2~3년전부터 홈패션이 붐을 이루기 시작했고 또 거품경제가
터지면서 알뜰.절약분위기가 우리사회에 확산되어 재봉틀의 인기가
소생했다는 것이다. 반가운 일이 아닐수 없다. 그러나 같은 가정용
재봉틀이라 해도 우리 어머니들이 애지중지 쓰셨던 손틀이나 발틀은 이미
아니다.

이제는 전기재봉틀 전자재봉틀을 거쳐 컴퓨터재봉틀의 시대가 되었다. 또
재봉틀의 성능도 전처럼 직진재봉만 하는것이 아니라 자수.오버록
치기.단추구멍만들기.좁은 소매통이나 바지통을 자유롭게 재봉할수 있는등
아주 다양해졌고 콤팩트화되어 운반하기쉽고 자리도 별로 차지하지않을
만큼 발전되었다.

특히 반가운 현상은 수요층이 주로 30대주부에서 신혼주부(40%)등으로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재봉틀업계도 성능이나 품질을 더욱
향상시켜 내수는 물론 국제시장에 수출을 한층 늘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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