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사람에게 생선을 한마리 주면 그 배고픈 사람은 하루를 견딜수
있고 생선을 낚는 방법을 가르쳐 주면 일생을 살아갈수 있다는 서양의
속담이 있다.

생선 한마리를 건네준다는 것은 지금 당장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것은 생선이 식탁에 오르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생략한
단순한 "지식"에 불과하다. 그러나 생선을 낚는 방법을 안다는 사실은
자신이 결론을 이끌어 내야 할때에는 언제든지 활용할수 있고 먼 뒷날에도
필요에 따라 응용할수 있는 "지혜"인 것이다.

한국의 국민학교 어린이들은 구구단을 암기해야 하지만 미국의 어린이들은
구구단을 외우지 않는다. 예를들어 6x6의 답은 한국의 어린이들의 경우
육육은 36이다. 그러나 미국의 어린이들은 6x5=30을 먼저 계산하고
30+6=36해서 해답을 끌어낸다.

부모들을 따라 미국에 이민간 한국의 어린이들은 거의 예외없이
국민학교나 중학교 과정에서 우수한 수학성적을 보인다.

그러나 고교과정에 들어가 논리(logic)를 중요시하는 복잡한 응용문제를
다루기 시작하면 한국에서 건너간 어린이들은 대체로 손을 들고 만다.
미국의 큰 대학들에 한국에서 이민간 학생들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고등수학이나 물리학을 전공하는 학생이 극히 드문 이유는 암기
제일주의로는 따라갈수 없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세계 23개국 7만2,000여명의 국교생이 참가한 92학년도 국제
수학올림피아드에서 우리 어린이들이 최우수상을 탔다(만점자 22명중에서
4명). 그런데 고교생의 국제수학경연대회(중국주최)에서 한국은 54개국
참가국중에서 32위로 처져버렸다. 순발력을 바탕으로한 "반짝지식"에는
초강세를 보이지만 여러단계를 논리적으로 풀어나가야하는 창의력
테스트에는 낙제권에서 맴돌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과학정보연구소가 전세계의 주요학술연구지(3,200여종)에 발표된
연구논문과 토의자료를 조사한 결과 우리는 세계30위에 올라있다. 미국
일본 유럽국가들에 뒤진것은 말할것도 없고 아시아권의 경쟁국들에
엄청나게 낙후되어 있다. GNP세계17위,대외무역거래액 13위의
외형경제규모가 믿어지지 않는 창피한 수준이다. 남이 잡아준 생선보다
우리스스로 낚시하는 방법부터 차분히 처음부터 배워 나가야 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