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전산시스템의 장애가 잇따라 발생,근원적인 개선책이 속히 마련돼야
할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주식시장 개방진척에 따른 국제적망신은 차치하더라도 장시간 거래중단에
따른 입출금지연등 산업자금 조달시장의 일시 마비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있다.

더욱이 장애원인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못한채 미봉책으로 되살린
증권전산시스템의 전반적인 장애대책은 제2의 장애가 잇따를 수 있음을
예고해주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있다.

15일 장애가 일어난 매매체결시스템은 한국증권전산이 관리하고있는
공동온라인과 더불어 증권전산시스템의 양대 기둥이라고 할수있다.

형식적으로 매매체결시스템은 증권거래소에 속해있으나 실질적인 관리는
한국증권전산에서 맡고있다.

따라서 이번 장애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한국증권전산에 있다고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88년 3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자동매매체결시스템의 장애발생은 지난
92년에 이어 두번째이다.

5년동안 단 두번만 작동이상을 일으켰다는 수리적 측면에서 보면
매매체결시스템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운용을 해왔다고 평가될 수도 있다.

그러나 복구가 제때에 이뤄지지않고 시장운용시간이 오랫동안 마비됐다는
사실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권거래소는 이날 장애에 대해 디스크 이상에서 비롯됐다고 밝히고 있다.

디스크 이상 작동에 대한 원인은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기기적인
장애임을 분명히 하고있다.

즉 하드웨어 장애로 전혀 예측이 불가능했다는 것이 증권거래소와
한국증권전산의 한결같은 변명이다.

이에대해 증권회사 전산관계자들은 하드웨어 장애보다는 소프트웨어의
운용미숙이나 관리부재에서 비롯된 것으로보이고있다.

이같은 증권사들의 시각은 한국증권전산이 장애 발생 하루전인
14일(일요일) 시스템 전반에 걸쳐 사고예방을 위한 점검및 정비(PM)작업을
실시한 사실에 근거를 두고있다.

따라서 증권사들은 이날 장애가 PM작업을 소홀히했거나 또는 PM작업
오류에서 야기된 인재로 추측하고있다.

논리적으로 전산장애를 "0"로 하기위해서는 컴퓨터를 무한대로 연결하여도
불가능하다.

전산시스템에서 일반적으로 장애가 일어날수 있는 곳은 <>전원 공조시설등
주변기기 <>하드웨어인 컴퓨터<>소프트웨어인 프로그램의 운용및
관리미숙등으로 분류된다.

이제까지 전산장애의 대책으로는 설비를 증설하는 물리적인 방법이 많이
제시돼왔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엄청난 투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국내 여건상 채택이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운용체제의 재정비와 더불어 시스템및 설비의 백업체제가 동시에
구축되지않는한 장애대책으로는 큰 효과를 보지못한다.

최근에는 기기증설보다 운용및 관리의 체제정비가 더욱 중요한것으로
부각되고있다.

한국증권전산은 최근 자본금을 증액,전산장애에 즉각 대응할수 있는
백업센터 설립을 위해 "시스템 2000사업"을 추진중이다.

증권전산의 한 관계자는 이시스템이 본격 가동되면 전산 장애로인한 시장
마비현상은 거의 없을것으로 내다보고있다.

그러나 이시스템이 가동될 95년 하반기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

결국 주어진 현 여건상 장애발생을 최소화하기위해서는 운용및 관리체제의
재정비가 시스템 백업보다 우선돼야 한다는것이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김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