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7년 아일랜드 태생의 무명 작가였던 브램 스토커의 괴기소설
"드라큘라"가 세상에 나온 이후 드라큘라라는 말은 흡혈귀의 대명사가
되었다.

드라큘라는 루마니아어로 "악마의 아들"을 뜻하는 "드라쿨레아"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마니아의 폭군이었던 블라드 5세는 그 행적이 얼마나 극악했던지
"드라쿨레아"로 불렸다.

그는 지금의 루마니아 영토인 왈라키아를 통치한 6년동안(1456~1462)에
4만명을 창에 꿰어 처형할 정도로 포악무도했다.

터키군과의 전쟁에서 붙잡힌 포로는 물론 신분 높은 귀족이나 존경받는
승려까지도 그의 횡포를 피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그가 흡혈귀였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토커가 흡혈귀적 성격을 지닌 블라드의 별명에서 드라큘라라는
주인공을 창조해 냈으리라는 짐작이 쉽게 간다.

일설로는 스토커가 피에 굶주린 삶을 누린 헝가리의 백작부인 엘리자베스
바토리로부터 영감을 받아 드라큘라적 흡혈귀를 만들어 냈다고도 한다.

한밤중이 되면 소녀들을 사냥해다가 그 피를 마시고 또 그 피로 목욕을 한
혐의로 유폐되어 죽음을 맞은 귀부인이었다.

그보다 "드라큘라" 플로트 구성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9세기 이래로
유럽,특히 동유럽에 전해져 내려오는 많은 흡혈귀 이야기들일 것이다.

두툼하고 빨간 입술,뾰족한 송곳니,번쩍이는 눈,길고 날카로운
손톱,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입,창백하고 여윈 얼굴,밤에만 무덤에서 나와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괴물,낮에 무덤에 있을때 심장에 말뚝을 박아야만
죽는 흡혈귀.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특징들이다.

스토커 이전인 18세기 말엽에도 이러한 흡혈귀를 소재로 한 괴기소설이
유럽에 유행했고 19세기 초에는 프랑스의 A 뒤마와 같은 작가들이 그것을
주제로한 희곡을 써 관객들의 피를 얼어붙게 하기도 했다.

요즈음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의 신작영화 "드라큘라"가 전세계에서
상영되고 있는 가운데 스토커가 "드라큘라"를 집필했던 잉글랜드의 관광지
휘트비와 흡혈귀 어부의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 스코틀랜드의 관광지
크루던베이가 서로 "드라큘라"의 무대였다고 다툼을 벌였다는 기사에
눈길이 끌린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오래고 깊은 지역 갈등이 이렇게 표출된 것이
아닌지 생각이 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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