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은 경쟁이다. 그렇기 때문에 거래과정에서 마찰을 수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 반세기에 걸쳐 세계 자유무역기조를 마련한 GATT(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체제의 황금기에서 조차 무역마찰은 간단없이 있어왔다.

그러나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무역마찰의 양상은 심상치 않다. 특히
90년대 접어들면서 전개되고 있는 상황은 그 규모에 있어서나 빈도에서
우려할 만하다.

과거의 무역분쟁이 게릴라전식 소강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은
전면전돌입직전의 양상을 방불케 한다.

주요 선진국간은 물론이고 선진국과 개도국간에 일고 있는 무역마찰의
농도는 그렇다 치더라도 한국을 겨냥한 무역마찰도 다면화하고 있으며 그
결과 우리의 무역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최근 우리의 무역환경에 나타나고 있는 또 한가지 걱정스런 현상은
지금까지 지속되어온 미.EC등 선진국의 대한무역규제가 일층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이 개도국의 공세가 추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개도국의 대한무역규제의 주요 사례를 보면 우선
작년한햇동안 멕시코 아르헨티나 대만인도등 일부 개도국이 한국산제품에
대한 반덤핑제소가 도합 14건에 이르렀다. 이어 올해 들어서도 뉴질랜드가
신발류에 대해 덤핑관세부과방침을 결정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멕시코는 지난해 한국산 폴리에스테르와 스테이플파이버에 대한
덤핑조사에 들어가 지난달 이들 제품에 대해 8. 7~32%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키로 최종판결을 내렸다. 아르헨티나는 작년8월 한국산 컬러TV에 대한
덤핑조사에 들어간데 이어 금년1월 다시 VCR등 2개 가전제품을 추가시켰다.
개도국이 한국제품에 덤핑제소를 한것은 90년 대만이 효시인데 앞으로 이들
국가의 대한무역규제는 증폭될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우리의 무역환경은 사면초가에 처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것
같다.

세계적으로보아 90년대는 무역마찰의 파고가 높아져 자유무역이 기로에
서있다. 그 원인은 무엇보다 냉전종식후 세계가 경제전쟁구도로 전환한데
있다. 여기에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겹치면서 각국은 산업내셔널리즘의
유혹에 빠져들고 있다. 또 신GATT협정(UR)이 성립되기전의 이완기
현상으로도 볼수 있다.

우리는 선진개도국이 하루속히 자유무역체제로 복귀할것을 다시금
당부한다.

지금은 자유무역이 맞은 "연옥의시대"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는 마찰에 대응하는 법정비는 물론 해외시장동향에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