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동차3사가 9일 수입자동차에 대한 덤핑제소계획을 철회함으로써 또
한차례 예상됐던 미국과 일본및 유럽과의 무역분쟁은 한 고비를 넘겼다.

미자동차3사는 이날 덤핑제소계획철회를 발표하면서 덤핑제소보다는
클린턴행정부와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히고 미.일간 무역불균형시정에
노력하겠다는 클린턴행정부의 입장전달이 이번결정에 자극이 됐다고
강조했다.

공식적인 발표문상으로는 자동차업계가 미행정부의 곤란한 입장을
고려,미행정부를 도와준다는 의미에서 제소를 철회키로 했다는 것이다.

자동차3사는 또 이러한 접근방법은 클린턴행정부로 하여금 통상정책에
대한 입장을 정립할수 있는 기회를 줄것이라고 주장,미행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제소계획을 철회한것같은 인상을 주고있다.

미국의 통상정책이 미업계에 의해 사유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미업계의 보호주의압력이 난무하는 때에 자동차3사의 이같은 발표는 현재
미국의 통상정책결정에 미업계의 입김이 얼마나 크게 작용하고 있는가를
나타내고 있다.

미자동차업계는 이번에 수입자동차를 덤핑제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음으로써 일단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덤핑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이것이 수입자동차를 겨냥한 것이라기 보다는
클린턴행정부를 목표로 삼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새로 출범한 클린턴행정부의 통상정책을 시험해 보자는 차원에서 외국과의
무역마찰을 야기,행정부를 외교적 코너에 몰리게 한 다음 국내적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아내려는 의도에서 덤핑제소를 발표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번에 클린턴행정부가 제소를 자제해 달라는 뜻을 전해온것 자체가
자동차업계의 입장에서는 커다란 수확인 셈이다.

미행정부의 입장에서는 제소자체가 세계적으로 커다란 파문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제소를 단행했을 경우 판정이 어떻게 나오든지간에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 어려운 입장에 처할 것을 우려,사전에
자동차업계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자동차업계가 제소계획을 철회키로한 이면에는 이같은
클린턴행정부의 요청이외에 덤핑제소에 따라 입게되는 손실이 예상보다
크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덤핑제소에서 과연 승소할수 있느냐는 점이다.

아무리 클린턴행정부의 통상정책이 보호주의색채를 띠고있지만 객관적인
자료들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승소할수 있는 가능성은 그만큼 희박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덤핑제소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다. 일본차들이 그동안 가격을 인상,동종미국차량에 비해
2천달러정도가 비싼데다 최근들어서는 미국차의 경쟁력이 되살아나고
일본차의 시장점유율은 감소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승용차도 혼다의 아코드에서 포드의 토러스로 바뀌었고 일본차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의 30%에서 올들어서는 27%로 떨어졌다. 여기에
미자동차3사의 공장가동률은 91년의 62%에서 지난해에는 75%로 올라갔고
영업수익도 지난해 크게 호전됐다.

덤핑제소에서 이기려면 수출가격이 국내판매가격보다 낮다는 미상무부의
판정과 수입자동차가 미자동차업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미국제무역위원회(ITC)의 판정을 받아내야하는데 이두가지 모두 최근의
업계동향을 고려해 볼때 자신할수 없다는 지적이다.

둘째로는 덤핑제소를 했을 경우 미자동차업계가 직면해야되는
일반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시각이다.

일본차에 대한 가격인상을 통해 미자동차업계가 가격인상을 꾀하려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10년동안 일본차에
대해 수출자율규제협정(VRA)을 적용,물량규제를 해온 마당에 또 덤핑제소로
수입을 규제한다면 미자동차업계는 도대체 그동안 뭘 해왔느냐는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들어 미자동차의 품질이 크게 향상,소비자들이 미국차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소비자들의 등을 돌리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차가 성능과 서비스에서 일본차와 경쟁할수 있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자신감이 덤핑제소에 의해 또 정부에 의지한다면 퇴색될 것이라는
자체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셋째로는 일본자동차업계의 합작투자관계가 저해될 것이라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미자동차3사는 모두 부품공장이나 자회사등이 일본업체와 합작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상호협력관계를 통해 일본시장에 대한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덤핑제소시 이러한 협력관계가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자동차3사의 수출은 총29만6천대로 집계되고 있으며
포드사가 금세기말까지 연간 20만대의 수출(현재의 4배수준)을 목표로
하고있는등 수출에 점차 주력할 계획이다.

여기에 미최대의 자동차메이커인 GM이 마지막 순간에 제소에 합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점도 제소자체를 철회한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미자동차업계가 덤핑제소를 철회했지만 클린턴행정부와의 협력관계가
과거보다는 더욱 공고해졌다는 점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앞으로 계속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워싱턴=최완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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