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및 증권시장이 큰 변화를 맞고있다. 첫째는 국제화,둘째는
소득및 자산의 증가 셋째는 금융자율화와 제도개편등이 그 요인이다.

이번에 규제금리의 인하에도 불구하고 은행은 대출수요가 감소되어
대출고객을 찾기에 비상이 걸렸다는 신문기사를 읽었다. 최근 경기가 워낙
나쁜탓이라고 말하면 변화를 수긍할 수 없지만 이제는 문턱이 높은
공급자시장(selle"s market)이 무너지고 손님이 왕이라는
수요자시장(buye"s market)으로 전환되고 있는 모습을 보아야할 것이다.

국제화되어 세계의 자금흐름속에 들어가려면 우리도 구태의연한
공급자시장의 모습을 탈피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미국이 정책금융의
저리융자를 덤핑이라고 우겨대는 판에 우리나라 전문가도 당장 이를
철폐해야한다는 선금리자유화론이 이번 규제 금리인하를 반대하였다.
그러나 단숨에 자유화하기에는 우리의 현실이 아직 유치한 금융구조에
있다. 비정책적금리인 규제금리를 인하하는것만으로도 정책금리와의
차별폭을 감축시키는데 기여했다고 보아 미국이 우겨대는 덤핑논리를
단계적으로 수용한다고 맞설 수 있다고 본다.

국제화는 증권시장에도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투자패턴이 바뀌고 있다.
그런가운데 한동안 저PER주라는 새용어가 투자기준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우리는 1년에 한번 배당하고 배당실적을 PER에 반영하는 까닭에 외국의
배당전망을 반영한 PER와 시차가 크다. 이런 저런이유로 저PER주니
고PER주니 하는 유행도 한물간듯하나 어쨌든 외국인의 투자기법이 우리의
투자성향에 영향을 주고있다. 종래의 뇌동매매가 줄고 여러 종목을
살펴보고 투자하며 교체투자를 할줄 아는 새로운 풍속도가 생기고있다.
이런일은 모두 좋은 일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러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금융 증권시장에서
종사하는 필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의식구조는 아직도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일수수 없는데 갈등이 일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꺾기와 접대비등 대출의 부대비용이 는다고 했다. 문턱이 높은
공급자시장의 풍속도이다. 이제는 수요자시장으로 바뀌어 대출고객을
왕으로섬기는 금융시장이 되어야한다. 대출고객이 은행을 먹여살리는
손님이지 예금고객이 아니라는 의식구조의 전환이 필요하다. 아직은
예금고객이 중요하다면 양자를 모두 왕으로 섬겨야한다.

증권시장도 마찬가지이다. 투자고객이 왕이다. 모든 정보서비스는
물론이며 가능하면 그들의 모든 편리를 제공해야한다. 그런데 아직은
가수요를 규제한다는 이유등으로 투자고객에 대한 서비스에 규제가 많다.
신용한도의 제한과 대용유가증권활용제도의 폐지등은 현실적으로
증시불안때문에 불가피했지만 대고객서비스를 최대한 제공하는
수요자시장의 정신에 위배된다. 예를들면 투자자가 A주를 매각하고 B주를
구입하려면 B주구입에 필요한 증거금 40%는 매각시점에서 매각대금을
즉시활용하지 못하고 3일후 결제대금으로 활용할수밖에 없다. 따로 현금이
없는한 매각후 3일만에 교체매매가 가능한데 그사이 주가는 얼마나
변동할지 모른다. 이러한 교체매매의 불편을 덜어주는 것은 가수요의
유발이 아닐 것으로 본다.

금리인하에도 불구,대출수요가 줄고 주식및 채권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있는데 대해 두가지 견해가 있을수 있다. 하나는 경기가
나쁘기때문이라는 부정적견해이고 또하나는 금융증권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긍정적견해이다. 오늘의 현실은 양면성이 있으나 최근 경기가 다소
좋아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작년12월 경기가 11월보다 다소
좋아졌다고 경제기획원이 발표했다. 그런데 1월과 2월의 시중자금사정이
좋아져 실세금리가 하락되고 있으며 은행대출이 줄고 있다는 것은
금융시장규모가 그만큼 커졌고 안정화되고 있음을 반영하며 특히 국제화로
필요하면 해외의 여유자금이 들어올수 있는것도 금융시장안정화와 관련이
있다. 물론 해외자금은 반대로 불안정화의 요인이 될수도 있다.

증권시장도 근래에 안정되고 있다. 다만 경기불안이 계속되고 새로운
호재가 계속해서 이어지지 못하여 회복(상승)에 탄력이 약한것이다.
그러나 아직 속단은 어려우나 실물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한것처럼
경제기획원이 발표했고 미국 투자은행(샐리먼 브러더스)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AAF"로 종래보다 격상시켜 우리 경제의 장래를 낙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은 호재이다. 무엇보다 실물경제가 회복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증권산업이 최근 흑자를 보이기 시작했으나 많은 투자자산의 평가손 또는
비수익성등으로 경영구조가 악화된것을 아직도 다 개선한 것은 아니며
그런가운데 신설사의 계속증가와 점포확대등으로 과다한 경쟁요인을
제고하고 있어 경영환경이 밝은것이 아니다. 증권산업뿐아니라 은행도
그러하며 제조업등 모든 산업이 무질서한 진입과 과당경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자동차 전자 그밖에 어떤 산업이던 돈벌이가 잘된다면 모두 대들어 과다한
경쟁으로 피해를 입는것이 우리의 형편인것 같다. 전문기술과 경영의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는 적절한 수의 전문기업이 공정한 경쟁을 벌일수
있는 시장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겠다.

그러나 어쨌든 우리나라 증권시장은 89년이래 3년여의 침체국면에서 많은
어려움과 경험을 했고 정책당국도 때로는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끝까지
증시를 외면하지 않고 많은 정책을 수행해왔다. 다행히 작년
8.24증권정책이 크게 주효하여 증시회복을 주도했고 실세금리인하와 동시에
이제는 실물경기의 회복으로 이어져 증권시장이 안정될것으로 기대된다.
은행과 증권 또는 간접금융과 직접금융이 상호보완하여 이 어려운 변혁의
시대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것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