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지는 2일 이례적으로 사설을 통해 클린턴대통령은 선거기간중
약속한 신세대의 시장중시 민주당원이 되든가,정부보호를 외치며
아우성치는 세력과 야합하든가 둘중 하나를 빨리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미키 캔터의 역사적사명"이란 제목의 이 사설은 미통상정책의
최우선과제는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의 타결이 돼야한다고 강조하고
자유무역에 대한 클린턴대통령의 애매모호한 태도로 인해 미업계가
관세장벽을 쌓거나 우루과이라운드를 저지하려는 압력을 정부에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미키캔터 미무역대표는 시장에서 얻을수 없는 것을 정치적으로
얻으려는 미업계의 압력을 피해서 역사적인 우루과이라운드협상과
북미자유무역협정의 추가협상을 매듭짓는데 대통령을 도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가 사설에서 다룰 정도로 미국내에서도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것이 정부의 보호를 요청하는 미업계의 정부에 대한 압력이다.

자동차 철강 석유 반도체업계등이 외국기업의 공세로부터 보호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가 하면 섬유 의류업계등은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의 조기타결을
저지하기 위해 정부에 또 다른 압력을 가하고 있다. 또 노조나
설탕업계등은 북미자유무역협정의 보완을 요구하면서 나름대로 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하고있다.

폴라 스턴 전미국제무역위원장이 클린턴대통령이 통상정책에 대해
주도권을 빨리 잡지않으면 대기업이나 노조가 주도권을 행사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할만큼 정부에 의존,자기몫을 챙기려는 미업계와 노조의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정부일각에서 업계가 너무 과잉기대를 갖고있다고 불평할 정도로 이같은
보호요청압력은 미행정부의 부담이 되고 있다.

미업계가 클린턴행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보호주의적 통상정책을 요구하고
있는데에는 행정부의 통상정책이 아직 힘의 공백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우선 지적되고 있다.

상무장관이나 무역대표를 전혀 문외한으로 임명한데다 국가경제위원회의
신설로 통상정책의 책임소재가 아직은 불분명,이러한 힘의 공백상태를
비집고 들어가 통상정책의 방향을 초기에 잡아놔야한다는 인식이 업계나
노조에 팽배해 있다는 지적이다.

클린턴대통령이 최우선 통상과제로 설정했던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이나
북미자유무역협정추가협상이 아직 국가경제위원회에서 논의조차 되지
못했을 정도로 국내경기부양과 재정적자문제에 매달리고 있는 점도 업계가
입김을 작용할 호기로 여기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는 물론 클린턴이 선거기간중 약속한 통상정책관련부분이
보호주의적 성격을 띠고있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 힘의 공백상태를
이용해 공약실천에 대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클린턴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재무부가 일본산 미니밴에 대한 관세율인상
검토에 들어갔다는 사실 역시 업계의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통상전문가들은 특히 지난 12월 리틀 록에서 개최된 경제회의에서
업계관계자들이 보호주의적 통상정책을 밀어붙이는데 자신감을 얻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클린턴대통령이 당시 자신들의 "정부보호"를 요청하는 요구에 확실한
답변은 주지 않았으나 심정적으로 상당한 동감을 표시,부시정권보다는 훨씬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해 줄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돌아갔다는 것이다.

불과 얼마후 자동차3사대표들이 클린턴을 만나 미니밴의 관세율인상과
일본의 대미무역흑자감축방안 일본자동차의 수출쿼터축소등을 건의한
것이라든가,철강노조에서 수입규제방안을 제시하고 석유업계가
원유수입과징금부과등을 요구하고 나선 것등은 모두 경제회의에서 얻은
자신감과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미자동차업계는 그후
한걸음 더 나아가 모든 수입차에 대해 반덤핑제소를 할것이라고 발표했다.

문제는 업계및 노조의 이같은 요구를 클린턴정권이 얼마나 받아들일
것이냐에 있다. 이부분에 대해 통상전문가들은 상당한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클린턴이 현재 고려하고 있는 정책중
종업원에 대한 직업훈련강화라든가 의료보험제도의 광범위한
실시,에너지세인상등이 모두 기업의 비용부담을 가중시키는 내용이어서
클린턴정권의 입장에서는 정부의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통상정책의 보호를
통해 이러한 기업부담을 상쇄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클린턴대통령이 선거에서 보호무역을 선호하는 노조의 신세를 많이 진
점도 클린턴정권의 통상정책수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철강노조는 지난 2년동안 민주당에 40만달러를 정치헌금으로
기부,두번째로 많은 헌금을 낸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클린턴이 미업계에 통상정책차원에서 어떤 보호조치를 취해주든지간에
국가경제전략이 업계에 의해 좌지우지되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올만큼 미국의 통상정책에 미업계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최완수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