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업계에 유행하는 말이 있다. "공생"과 "국제공헌"이라는 단어다.
이 말속에는 경제대국 일본의 자신감이 담겨있다. 한편으로는
무역흑자확대에 따른 "경계심"도 깔려있다. 자칫 세계각국들로부터
경제마찰을 불러일으킬수 있다고 느끼는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일본기업들의 공생이나 국제공헌논리는 자기보호를 위한 전략적개념에
다름아니다.

풍선은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커진다. 일본의 수출전략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에서 대일무역적자문제로 시끄럽자 아시아나
유럽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유럽쪽에서 반발하면 다시 아시아 중남미쪽에
눈길을 던진다. 아시아지역은 이래저래 일본의 표적이 되고있다.

최근 일본기업들이 해외현지생산을 확대하려는 것도 무역마찰을 줄이려는
포석이다. EC출현으로 EC에 현지법인을 세우거나 합작공장을 세우는
일본기업들이 많다. 일본기업들은 특히 아시아시장에서 현지생산을
확충하려한다. 경제성장속도가 빠른데다 무역마찰에 대한 "부담"이
구미쪽보다 적기때문이다. "힘"없는 나라들이 대부분인 탓이다.

자동차 전자 철강 제약업체들이 줄을지어 생산거점을 아시아지역으로
옮기고 있다.

세계적 자동차메이커인 도요타의 아시아중시전략은 예삿일이 아니다.
도요타자동차는 ASEAN역내에 부품생산체제를 거의 완비했다. 지난해
하반기 자회사인 "필리핀도요타자동차부품"회사가 가동에 들어갔다.
이로써 도요타는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등 4개국에 생산거점을
갖게됐다.

도요타가 ASEAN지역에 부품공장을 세운것은 이들국가들이 지난88년
"부품의역내상호보완협정"을 맺은게 계기가 됐다. 역내자동차산업을
육성키 위해 완성차수입시에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키로 한 사실을 중시한
것이다. 또 역내에서 특정부품을 일개소에서 집중적으로 분업생산하면
대량생산에의해 비용을 줄일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했다.

도요타는 이런 점에 착안해 필리핀 말레이시아에는
부품회사를,싱가포르에는 부품공급총괄회사를 세웠다. 태국과
인도네시아에는 엔진공장을 세웠다.

도요타의 야망은 지난 연초 "새아시아구상"으로 구체화됐다.
20세기말까지 아시아 전자동차시장의 3할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종래
구미편중에서 아시아중시쪽으로의 궤도수정이다. 중국에는 심양시의
금배그룹과 기술을 제휴하거나 합작회사를 세울 방침이다. 아시아시장을
겨냥한 중형자동차를 생산판매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아시아
7개거점에서 2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되 2000년까지는 1백만대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도요타는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자동차시장규모가
지난5년간 3배가까이 성장한 사실을 주목한다. 2000년까지는
자동차보급대수가 1억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군침을 돌게하는
요인이다.

닛산자동차는 동남아시아를 타깃으로 한 "아시아카"를 개발한다. 이 차는
신시장개척을 위한 "전략적 작품"이라 할수 있다. 닛산은 오는 여름부터
태국 대만등 4개국에서 자동차생산을 시작한다. 94년부터는 필리핀
말레이시아의 부품공장도 가동한다.

일본전자부품업체들의 아시아진출도 괄목할만 하다.

알프스전기는 오는 5월 현지 자회사인 "알프스말레이시아"의 공장을
2.5배나 확대한다. 부품에서부터 완제품까지 일관생산하는 해외첫번째
공장이다.

TDK도 말레이시아에 생산거점을 계속 이전한다는 전략을 확정했다. 코일
콘덴서 소음제거필터생산부문등의 30%이상을 이지역에 넘길 예정이다.

가타오카 알프스사장은 "앞으로 일본기업의 아시아생산비중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완성품메이커가 생산비가 싼 아시아지역으로
옮겨가면 부품회사들도 자연 그뒤를 따라갈수 밖에 없다는 얘기이다.

철강업계도 비슷한 길을 가고있다. 신일본제철이나 가와사키제철등은
태국 방콕근교에 스테인리스 냉연강판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일본정부의 정책도 아시아중시쪽으로 방향을 잡아놓고 있다. 92년판
경제협력백서도 이미 아시아지원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을 확정해 놓고
있다. 한손엔 자금,다른 손엔 기술을 미끼로 해서 아시아를
"안마당화"하려는 전략이다. 연초들어 미야자와 일총리가 ASEAN을 순방한
것도 이런 포석이다. 히노마루(일장기)가 다시 아시아에서 펄럭이는
시대가 된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