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현재 17일인 법정공휴일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여 김영삼 차기대통령에게 건의키로 했다. 이는 외국에 비해 노는
날이 많아 생산및 수출차질등 경제적 타격이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공휴일축소의 방법으로는 신정을 하루만 놀고 3일연휴인 구정과 추석중
하나는 이틀만 쉬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공휴일의 축소를
계속 주장해온 본란으로서는 차기 정부진용의 이같은 움직임을 환영하는
바이다.

이처럼 공휴일에 대한 인식이 전환된것은 올해 1월중에 신정과 구정이
함께 끼여있어 노는 날이 너무 많다는 것이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공휴일의 다과와는 별도로 이중과세 자체를 애초부터 반대했던
사실을 상기하지 않을수 없다.

설이란 새해의 첫머리,즉 1월1일을 의미한다. 한 나라에 1월1일이 두번
있을수 없다. 그것은 큰 혼란이다. 이번 1월달에 우리는 그것을
목격했다. TV등 매스컴에선 신정에 정초라고 하여 세배하는 모습등 각종
프로그램을 요란하게 펼쳤고 지난 구정에도 또 정초라고 하여 같은 행사를
반복했다.

이것은 뒤죽박죽인 우리 모습을 보여준셈이다. 1년을 시작하는 날을 두번
치르는 혼돈이다.

양력 즉 태양력을 쓰는 것은 이제 세계적 보편현상이다. 우리도 1896년
1월1일 고종의 명에 의하여 태양력을 쓰게 되었다. 1백년가까이 된다.
그동안 양력설을 세자는 것이 국가의 기본정책이었다. 일제시대에는 물론
강요되어 그랬지만 해방후에도 양력과세가 정책의 기본이었다. 세계의
조류를 따르자는 것이 취지였다. 그러던 것이 6공에 들어서서 인기에
영합하듯 구정이 3일연휴의 공휴일로 지정되어 음력설에 공식적인 길을
터주었다.

물론 그동안 양력과세 정책과는 아랑곳 없이 음력설이 줄기차게 고수돼온
점을 부인할수 없다. 그러나 국민생활이 직장위주로 변모함에 따라
양력설이 점차 정착되어가는 시점에서 음력설로 물줄기가 바뀐 점이
수긍하기 어려운 것이다. 다수는 아닐지라도 최근까지 국가정책에 충실히
순응하여 양력과세를 하던 사람들에겐 큰 혼란이었다.

국가정책이 국가정책에 안따르던 사람들의 편으로 선회됐으니 말이다.
또한 조상에 대한 설날다례를 언제는 양력으로 했다가 언제는 음력으로
하게 되는 당혹감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중과세가 있다고 해서 땅이 꺼진것도 아니고 대세가 그런데 뭐가
문제될것이 있느냐고 말할수도 있다. 그러나 설이 둘일수 없고 모든 것에
분명한 매듭이 없고 일관성이 없이 대세를 따르는 정책이 문제다. 적어도
정부는 기존 정책이 소수의 지지밖에 못받을지라도 그것이 올바른 것이면
이를 밀고가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설은 양력이 기본이고 구정은
민속절임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지적하지 않을수 없다.

다음으로 공휴일축소문제에 대하여 차기정부는 좀더 과감하게 임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국가지정 공휴일은 우리가 17일인데 비해 일본은
14일,프랑스 15일,독일 14일,미국 11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 많이
일하여 선진국들을 따라 잡아야할 처지인데 그들 나라보다 더 많이 놀게
하는 것이 무슨 발전전략인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법정공휴일이 하루
늘어나면 생산에 차질을 빚을 뿐더러 공장을 쉴수 없는 기업에는
일급기준으로 150%의 임금추가부담이 발생한다는 산업현장의 사정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

3.1절이나 광복절등 역사적 기념일을 꼭 공휴일로 하여 놀게 해야만
기념이 되는 것인지도 검토해야 한다. 일하면서도 경건히 기념할수 있으며
그런 날이야말로 더 열심히 일하여 나라를 튼튼히 해야 하는 것을 요구하는
날들이다. 성탄일과 불탄일도 공휴일이 아니더라도 종교의식을 거행하는
데는 지장이 없다.

많은 나라들이 놀지 않으면서도 종교기념일을 엄숙하게,또는 화려하게
치르고 있는데 우리는 헤프게 공휴일로 지정한것은 역대정권이 권력안보를
위한 인심쓰기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종교도 생업에의 충실함을 권장하고
있으니 이제는 이런것들도 고쳐야 한다.

근로자들을 쉴사이도 없이 일하게 하자는 주장은 아니다. 앞으로는
주5일제 근무등 쉬는 날이 늘어날수 밖에 없다.

그리고 법정공휴일로 일시에 모두 쉬게하기 보다는 근로자 개개인이
자주적으로 휴일을 즐길수 있게 해야 한다. 그것이 연휴에 따른
교통혼잡등의 피로감이 없이 편안한 휴가를 보낼수 있는 길이다.
산업현장의 생산관리 인력관리에도 큰 도움이 될것이니 일석이조가 될수
있다.

차기 정부가 공휴일을 과감히 축소할수 있으면 그것이야 말로 소신있는
용기라고 할수 있다. 일하는 분위기조성을 그것으로부터 유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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