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한.베트남수교이후 베트남을 향한 국내업체들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미수교라는 기본적인 제약에도 발빠르게 진행되던 국내기업들의 현지
진출은 이제 안정된 기반을 확보하면서 "추진"단계에서 "실행"단계로
옮겨가고 있는 느낌이다. 특히 그동안 투자 리스크를 우려하던
중소기업들도 재빨리 이 대열에 끼어들고 있다.

베트남진출의 열기는 오는29일 첫 파견되는 경제사절단 구성작업에서도 잘
나타난다. 주관단체인 대한상의는 당초 구성인원을 20명정도로 잡았으나
신청자들이 쇄도,예정의 2배가 넘는 43명으로 사절단을 구성했다. 이것도
항공편등을 이유로 상당수의 신청자가 불가피하게 제외됐다는 설명이다.
또 그동안 대베트남 경제협력을 주도하던 종합상사들보다 제조업체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는 별도로 오는2월5일에는 호치민시부근의 90만평규모 공단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20여개기업이 베트남을 방문할 계획이고 정부주도하에
하노이 호치민에 한국전용공단설립이 검토되는등 공단개발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현재 베트남에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은 포철과 대우.

포철은 이번 경제사절단에도 정명식부회장을 포함해 가장 많은 인원을
파견한다. 포철은 이미 작년4월부터 현지에 아연도골판공장인
포스비나사를 가동중이다.

이회사는 지난해 동아건설과 공동으로 베트남건설부산하업체와
60대40의비율로 합작회사를 설립키로하고 앞으로 합작사를 통해
베트남사업에 필요한 모든 건축공사를 진행시키는 한편 현지의
토목공사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미 이 업체를 통해 하노이시내 1만9천여
부지에 사무실및 아파트용도의 10층짜리 쌍둥이빌딩을 건축하기로
베트남측과 의향서를 교환했다. 포철은 또 베트남철강공사(VSC)와 전기로
건설및 강관공장을 합작건설키로 합의했다. 전기로 건설은 강원산업과
공동으로 베트남측과 50대50비율로 약1억달러를 투자,96년10월 완공할
예정이며 철근 봉강 선재등 연산20만 의 철강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기존
포스비나사의 설비능력도 당초 1만 에서 3만 으로 확장키로했다.

대우의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김우중회장은 연초 현지를 방문,브라운관
합작공장의 기공식을 가졌다. 내년 상반기에 완공될 이공장은
컬러브라운관 연산1백만개,흑백브라운관 40만개의 생산규모를 갖추게 되며
97년까지 5백20개수준으로 확대된다. 대우는 또 자동차조립공장설립을
위한 합작계약을 체결,올해부터 현지에서 버스 트럭 지프 승용차등을 조립
생산할 계획이다. 베트남 동나이사와 합작설립한 봉제공장에서는
오는5월부터 셔츠 재킷 블라우스등을 생산하며 농기계및 엔진조립공장과
플라스틱사출공장 판유리제조공장등도 이미 계약을 체결,사업을
추진중이다. 이밖에 하노이에 3백실규모의 특급호텔건설사업이 정부로부터
인가를 받아놓은 상태이며 제일은행과 공동으로 설립한 베트콤은행은
내달3일부터 정식영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대는 국내 주정회사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현지업체와 합작형식으로
연산4만 규모의 에탄올생산공장 건설을 추진중이며 하노이~호치민간 송전선
건설공사,도로및 항만시설 확장공사등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은 항만개발을 비롯 사회간접자본시설 석유탐사사업등
베트남정부차원의 경제개발계획에 참여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농기계 TV조립 섬유 포장기 육가공공장 건립을 추진중이다.

럭키금성도 플랜트수출 시멘트 비료 가전제품 교환기시스템 합작공장
건립을 구체화하고 있고 베트남과 50대50의 지분참여로 하노이에
10층규모의 오피스텔을 건설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쌍용은 하노이지역에 연산 1백20만t규모의 시멘트공장을 합작으로
건설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며 규사광개발,비료포장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시멘트부문에서는 동양시멘트 한라시멘트등이 현지공장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섬유 신발 완구등 노동집약업종의 진출도 활발해 이미 효동기업 보영양행
한국물산등이 베트남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데 이어 충남방적 (주)방림
국제상사등 10여개업체가 추가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충남방적은 베트남
섬유업체 베탕사와 합작,방직공장을 설립해 내달부터 공장가동을 본격화할
예정이며 (주)방임은 하노이에 방직공장을 설립,3월부터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또 한국지퍼 태양스포츠등 섬유분야중소기업들이 한은의 투자승인을 받아
공장설립준비에 들어갔으며 전방 동국무역등도 신규투자를 검토중이다.

이밖에도 농약 피혁 기계류 목재가구등에 대한 투자도 각업체별로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이 이처럼 대베트남 투자및 교역에 신경을 쏟고있는 것은
베트남 자체가 성장가능성이 높은 시장인데다 낮은 임금수준등으로
투자효율을 극대화시킬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간접자본 미비,관료주의와 지하경제의 폐해,잦은 법령개폐등의
문제가 산적해 있어 아직 마음을 놓을만한 투자적지만은 아니라는 것이
현지진출업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서두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은 베트남진출에서도 예외는 아닐 듯
싶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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