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최필규특파원]중국계 자본(중자)기업의 홍콩진출이 활발하다.

예전엔 광동성등 중국 남부지역 기업들만이 홍콩에 발을 들여놨으나
최근들어선 중국전역에 걸쳐 유수한 기업들의 홍콩상륙이 붐을 이루고
있다.

이들 기업은 97년 홍콩접수를 겨냥,그 활동무대를 홍콩으로 확대하고
있다. 판매거점을 마련,수출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금융도 홍콩에서
일으키며 자금조달의 창구로도 활용하고 있다.

사업분야도 다양화되고 있다. 금융 항공 해운 창고 무역 여행업 건축업
부동산관리 제조업등 손을 안대는 곳이 없을 정도다.

이들 분야에 진출한 중자기업은 8백개가 넘는다. 단순히 사무실만 홍콩에
내고 있는 중국기업들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2천여개를 상회하고 있다.

이 가운데 3분의2는 홍콩의 중자5대그룹 몫이다.
중국국제신탁투자공사(CITIC) 중국은행 화윤그룹 중국여행사그룹
초상국그룹등이 이에 속한다. 이들은 모두 중국중앙정부산하 기업들이다.

지방정부 계열기업들의 홍콩진출도 두드러지고 있다. 광동엔터프라이즈
복건엔터프라이즈등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들 중자기업은 철저히 자본주의적인 기업경영수법을
동원,홍콩비즈니스계를 파고 들어가고 있다.

우선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두드러진 특징으로 나타나고 있다.

초상국이 1백% 출자한 해홍그룹은 지난해 6월30일 정식으로
홍콩주식시장에 상장,9천1백87만5천홍콩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는
상장주식액의 3백72배이다.

중국해외발전공사및 신홍기지산등도 홍콩주식시장을 통해 각각
8천4백46억홍콩달러및 32억2천5백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자금은
모두 중국본토투자에 사용됐다.

이들 중자기업의 자금조달 상황을 보면 중국기업들이 홍콩의 자금을
얼마나 필요로하고 있는 것인가를 알수있다.

그만큼 중국계기업의 홍콩에서의 자금조달은 중국및 홍콩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경제는 활황세를 지속할수 있고 중국정부의 재정부담이 줄어들고
있다. 홍콩화교자본이 직.간접적인 형태로 중국에 유입됨에따라
중국정부가 국내투자를 위해 도입하는 차관등의 채무및 이자부담이
경감되고 있다. 이에따라 보다 효과적인 자원분배도 가능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기업발전속도 또한 빨라지고 있다.

중국기업의 자금부족및 외화부족현상을 완화할수 있을뿐 아니라
자금유입을 통한 기술및 경영관리의 노하우가 동시에 도입되고 있다.

중자기업의 홍콩내 영향력증대는 홍콩경제에도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홍콩의 유휴자금이 올바른 방향으로 분산되고 있다. 홍콩의
총자금보유액은 1조5천억홍콩달러. 작년까지만해도 이러한 유휴성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려 부동산가격을 폭등시켰다. 그러나 지금은 중자기업이
투자자에게 흡인력을 지님에따라 시장자금의 분산에 도움을 주고있다.

홍콩금융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홍콩및 중국대륙간 자본이동이
홍콩금융업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자기업들은 홍콩을 자금조달창구로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홍콩주요기업들의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이는가하면 M&A(기업인수합병)도
서슴지않고 결행하고 있다.

중국국제신탁투자공사의 홍콩현지법인은 최근 케세이항공 발행주식의
12.5%,드래곤항공 38.3%,홍콩텔레콤 20%,홍콩이스턴하버 크로싱 24%,마카오
텔레콤 20%등 사회기간산업관련 기업의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

CITIC는 또 홍콩최대무역상사중의 하나인 대창무역행의 자회사 항창을
인수,홍콩상업계를 들쑤셔놓기도 했다. 대창무역행은 지난46년 설립된
회사로 소비재의 수출입,특히 자동차판매망을 장악해 왔었다. 또 이
회사는 식품소매점 40여개및 홍콩 미국 일본 캐나다 싱가포르등지에 50억
홍콩달러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기도하다.

광동성정부 직속 투자기관인 광동엔터프라이즈는 광동투자공사를 만들어
홍콩에서의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홍콩코즈웨이베이의 24층
상업빌딩인 카멜론사지분 50%를 인수했다. 뉴케세이호텔을 세움으로써
홍콩에서 호텔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홍콩과 중국간에 "경제적인 일체화"가 심도있게 진행되고 있다. 이제
적어도 경제적인 측면에선 중국과 홍콩은 이미 한나라가 되어가고
있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