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당의 현대중공업 비자금 유출 사건 및 대통령선거법 위반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은 14일 정주영 국민당 대표의 검찰소환과 관련해 정
대표가 오는 20일(미국 동부시각 19일)의 빌 클린턴 새 미국 대통령 취
임식에 참석한뒤 오는25일 검찰에 출두하겠다는 국민당측의 요청을 거부
키로 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로 되어 있던 1차 소환에 불응한 정대
표에게 재소환장을 보내 16일 오전 10시 서울지검에 출도하도록 요구했
다.
검찰은 정 대표가 2차 소환에도 불응할 경우에는 강제구인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국민당측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 김효영 사무총장을 통
해 "당장은 소환에 응하기 어려우나 20일 이후 나올 수 있다"고 밝힌
뒤 검찰이 20일 소환 방침을 통보하자 다시 클린턴 대통령 취임식 참석
뒤인 오는 25일께 출두할 수 있다고 전해왔다는 것이다.서울지검은 이에
따라 이날 오전 간부회의를 열어 이러한 요청을 거부키로 하고 정대표가
조사에 응하지 않는 한 출국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국민당쪽에 통보
하는 한편 내용증명으로 재소환장을 보냈다.
국민당측은 이날 정 대표가 오는 18일(이하 한국시각) 클린턴 미 대통
령 취임축하연 참석,19일 관계부처 예방, 20일 취임식 참석 등의 일정으
로 미국쪽의 초청장을 받았었다고 밝혔다.
검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정 대표가 출국 시도 이전에 그
러한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검찰로서는 정 대표의 출국
시도를 도피로 볼 수밖에 없어 조사 전 출국은 허용치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