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예년과같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기상청의 예보가 번번이
빗나간 느낌이다. 눈 대신 비가 잦았는가 하면 봄을 착각하여 이른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도 있었다. 삼한사온은 커녕 이러다간 숫제 겨울이
없어져버린거나 아닌가 싶다. 백화점마다 다투어 겨울용품을 바겐세일하는
것도 한푼이라도 더 건지자는 상혼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절기상으로는 겨울임이 분명하다. 돈이 많고 세상이
좋아져서 걸핏하면 해외나들이에 나서는 이들이 많아졌다. 요즘들어 부쩍
피한여행의 꼬리가 길어졌다. 한 겨울에도 상하의 나라에서 푸른바다와
야자수 그늘을 즐기고,카누나 스노클링등의 수상레포츠에 열을 올린다.
주로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괌등 동남아지역이 선호의 대상이다.
부럽다면 부럽고,얄밉다면 얄미운 사치성 소비문화가 아닌가.

한때 알래스카 곰사냥과 LA골프여행등이 입방아에 오르내린 적이 있었다.

최소한 1인당 경비가 200만원대를 웃도는 기획상품도 낯간지러운 추문에
에워싸인 단순유람인 경우가 많았다. 최근 전기대학 합격선물로
수백만원대의 해외여행 티켓이 주어지고 자동차 오디오등 값비싼 선물을
안긴 학부모가 늘어나는 것은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목적투어가 아닌 마구잡이 포상여행의 결과는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을성
싶다. "산 경험"의 미명하에 자칫 낭비와 퇴폐에 빠져드는 젊은이가
많아지는건 결코 환영할만한 일이 못된다.

남태평양과 중국 미국 유럽지역등 이들의 발길이 안미친 곳이 없거니와
그만큼 비교육적인 사례들도 많아서 골칫거리가 아닐수 없다. 이것도
하나의 계륵현상일까. 앞으로 여권관리가 시.군단위로 넘겨지게 된 마당에
시골사람마저도 논팔고 소팔아 외유소동에 휘말리지 않는다고 단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여행사의 상술에 놀아나지 말고,뚜렷한 분별력을
잃지 않은 목적관광만이 개인과 사회에 보탬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하루에도 수십개의 중기업체가 문을 닫고 그 경영자가 다투어 자살소동을
벌이는 것은 외면해도 좋은 현실인가. 한때 입이 아프게 공동체의식을
떠들어댔다. 과소비나 사치성 소비행각은 좌우에 위화감을 끼칠 뿐이다.
"우리"가 없이 "나"만 앞세우려는 건 잘못이다.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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