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도 끝났으니 이제는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신한국건설"을
위해 각계각층이 힘을 모으자는 다짐이 많다. 아직 "신한국"의 구체적인
모습이 제시되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경제에 관한한 기업경쟁력을 강화하여
하루빨리 지금의 경기침체를 벗어나야 한다는데는 누구나 같은 생각일
것이다.

기업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많은
의견이 있을수 있는데 이와 관련된 민감한 문제의 하나로 흔히
"재벌"이라고 불리는 대기업집단의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꼽을수 있다.
특히 이문제는 정부의 "신산업정책"구상,현대의 국민당창당과 대우의
정치참여설등을 거치면서 지난 한햇동안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앞으로 새정부의 정책대응이 어떨지도 주목되고 있다.

그러므로 전경련회장단이 지난 5일 새해 기자회견에서 이문제에 대해 밝힌
기업쪽의 입장은 충분히 논의되어야 한다. 전경련회장단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기업활동에 충격을 주지않도록
점진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추진방법도 세제개편과 기존의
상속세.증여세를 잘 실시하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자본주의경제에서 기업은 생산활동의 주체로서 기업경쟁력의 강화를 위해
세계각국은 피나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포함한 어떠한 개혁조치도 기업활동에 충격을 주지않도록 점진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당연하다.

물론 우리경제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경제력집중의 완화도 매우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이지만 여기에는 여러가지 측면이 고려되어야 한다.
공정거래법의 시행을 통한 독과점규제와 상호지급보증및 상호출자의 축소를
통한 "문어발식 확장"의 규제도 중요한 과제이며 앞으로도 더많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지금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 초점이 맞춰진 것은 지난해 몇몇
기업들의 정치참여 움직임의 탓이 크지않나 생각된다. 전세계를 무대로
보다 좋은 품질의 제품을 보다 싼값으로 만들어 팔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오늘날 기업이 다른 영역에 진출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다.

특히 우리처럼 선진국에 비해 기술이 뒤떨어지고 자본이 부족한데다 다른
곳도 아닌 선거판에 막대한 돈과 시간,그리고 유능한 기업인력이 투입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로서 다시는 되풀이 되지 말아야겠다.

그렇다고 기업에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옥상옥의 규제기구와 제도를
만드는 것은 더더욱 경계해야할 일이다. 우리경제가 불균형 성장을 통해
급격한 경제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좋든싫든 나타난 결과가
대기업집단이라면 이에 대응하여 관료집단도 엄청나게 팽창했기 때문이다.

고도성장에 필요한 선별적인 금융지원과 행정규제를 담당한 관료집단이
기득권방어와 영역확장을 위해 기업위에 군림함으로써 경제효율이 떨어지고
덩치큰 대기업집단만이 겨우 버티고 있는 것이 한국경제의 현실이라면
지나친 과장일까. 엄청나게 많고 복잡한 각종 법령과 행정기구에도
불구하고 경제력집중이 계속되고 대기업집단의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규제법령을 만들기에 앞서 기존법령의 집행이 제대로
되고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상식이다.

이와 관련하여 하루빨리 없애야할 것이 정치권과 관료집단의 부정부패이며
이를위해 정치자금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거공영제와 금융실명제의
시행을서둘러야 한다고 본다. 특히 근로의욕을 높이고 계층간의 화합을
부추겨 "신한국"건설을 위해서도 세금과 관련된 부정부패와 각종 비리는
하루빨리 척결해야 한다.

상호출자와 상호지급보증의 축소,상속세와 증여세의 업격한 과세는
정부에서도 이미 방향과 범위를 제시한 사항으로서 정책의 일관성 유지라는
측면에서도 문제가 되지않으며 정책의지가 얼마나 강하게 지속되느냐만이
중요하다.

앞으로 민간자율경제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나가려면 돈 땅 노동력등
생산요소의 이용에 대한 불필요한 정부간섭은 가능한한 줄이되 국민생활과
직결된 환경 교통 주택 등에 대한 정부지원과 규제가 크게 강화되어야
한다. 이를위해 정부 기업 학계 언론계 등을 포괄하여 여론을 수렴하는
대화통로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마지막으로 경기회복을 위해 재계에서 주장한 한은재할인율을 낮추는
문제는 금리자유화문제와 연결하여 좀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시중실세금리를 낮추는 일이며 정책금융을 축소하는 것이 불가피한
지금 정책금리를 낮추는 것은 그리 시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많은 정책수립이 추진될수 있으나
"쥐잡으려다 장독 깨뜨리는 잘못"을 저지르지 말도록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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