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란 읽으면 읽을수록 사리를 판단하는 눈이 밝아지고 어리석은 자도
총명해진다.

우리의 독서풍토를 되돌아보면 독서를 부귀나 공명을 얻기위한 수단
이외의 것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떨쳐버릴수 없다. 교육과정을
거쳐야 하거나 직업적 속성상 필요한 사람들의 독서가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부인할수 없기때문이다.

독서에는 직업인으로서의 전문성과 지식인으로서의 일반교양을 기르기위한
두가지 목적이 있다. 우리의 독서현실을 보면 전문서적을 읽는 것은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교양서적을 읽는 것은 거의 소외된
상태에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생들은 각종 시험준비에 쫓기고
일반인들은 일에 시달려 교양서적을 손에 든다는 것이 뒷전으로
밀려날수밖에 없다는 변명이 통용되는 사회다.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보더라도 학생들은 수험준비서,극소수의 일반인들은
신문이나 읽고 있는 것이 고작이다. 많은 승객들이 신문 잡지 교양서적을
읽고 있는 일본지하철 풍경과는 대조적이다. 우리보다 한가한 삶을 누리는
일본인들이 아닌데도 급변하는 내외적 변화에 대처해 나갈 길을 책속에서
찾는 모습이라고나 할까. 그것이 일본을 출판왕국으로 만든 원동력이다.

우리의 책출판종수가 일본수준에 다가가고 있는데도 책의 판매량이나
국민들의 연간 독서량이 그것을 뒤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원인은 독자들의
태도에도 있지만 그보다 근본적인 것은 독자층을 넓혀갈수 있는 독서환경의
부재상태라는 점이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지역사회 구석구석까지
공공도서관이 있는것도 아닌데다 현재 있는 공공도서관마저도 신간서적을
사들일수 있는 예산이 없을 정도로 독서환경은 엉망이다.

내년도 "책의 해"에 앞서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사업계획안은 근본적인
독서풍토개선방안을 모색할수 있는 대책을 제쳐둔채 전시위주의 행사들로
채워진 감이 없지 않다. 도서관에 책보내기운동,도서전시회등 민간의
자생적 독서층확산에만 기대하는 구태의연한 발상에 그치고 있다.
공공도서관의 확산과 내실화를 위한 문화정책당국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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