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투표일을 하루 앞둔 17일 증시에 김영삼 민자당 후보의 패
배설이 돌면서 주식값이 떨어지자 당국이 증시안정기금을 무리하게 풀면
서까지 주식값을 끌어올려 명백한 주가 조작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날 후장초 김 후보가 증권거래소를 방문할 때 종합지수가 한때 6포인
트 이상 뛰었으나, 곧바로 일부 외신에 `김대중 민주당 후보 당선 유력''
보도가 나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식값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에 증안기금과 기관투자가들이 시장 마감시각(오후 3시20분) 직전에
높은 값에 대량매수 주문을 냈고, 증권거래소는 이 매수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오후 3시17분 증권전산망 가동을 28분 동안 중지시키는 등 편법을
사용했다.

이날 전산망 가동 중지 이후 증안기금은 각 증권사 영업부 창구를 통해
4백70억원어치(3백여만주)의 대량매수 주문을 냈으며, 기관투자가들이 6
백30억원어치를 매입하는 등 모두 1천1백억원이 투입됐다.

증안기금은 지난 9월4일 종합주가지수가 19.86포인트 폭락하자 다음날
4백50억원어치의 매수주문을 낸 이래 최근 주식값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서 증시에 3개월 동안 개입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김영삼 후보의 증시 방문에 맞춰 시중은행과 투신사 등 각
기관투자가들은 이른바 `김영삼 주식값''을 만들기 위해 대량매수 주문을
내도록 증권 당국으로부터 종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