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선거일이다. 앞으로 5년간 이나라 국정을 책임지고 장래를 열어갈
제14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투표가 오늘 아침7시부터 저녁6시까지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오늘은 역사적인 동시에 결단의 순간이다. 역사적이지 않은 선거,특히
중요하지 않은 대통령선거가 어디 있으랴만 이번이야말로 그 의미가
막중하다. 우리는 실로 오랜만에 민간인출신대통령을 민의에 의해 선택할
기회를 맞았다. 그리고 새역사를 창조할 결단은 이제 전적으로 2,900만여
유권자의 손에 맡겨져 있다.

따라서 오늘은 곧 유권자의 날이다. 진작부터 시작된 주요 정당들의
편법선거운동은 그만두고라도 지난 28일간의 공식선거운동기간중 후보들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인쇄.전파매체를 전례없이 활발하게 이용하면서
각자의 공약과 인물됨됨이를 유권자에게 전했다. 이제는 진인사대천명의
심경으로 차분하고 겸허하게 국민의 심판을 기다려 결과에 승복해야한다.

이제 이들을 심판할 국민으로서의 유권자가 오늘 해야할 일은 우선
빠짐없이 투표하는 것이고 다음은 감정 대신 이성에따라 소신있게 각자의
권리를행사하는 것이다.

민주정치의 요체는 선거에 있고 선거의 생명은 공정성과 함께 참여에
있다. 투표를 하지 않는 것도 일종의 소극적 의사표시라는 말이 있긴
하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이론적 혹은 심하게 말해서 자유민주사회가
하루빨리 극복해야할 현격적 수사에 불과하다. 모두가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자기 의사를 표시할때 비로소 민주주의는 발전할수 있다. 또
그러고나서 정치와 정부 혹은 지도자의 잘잘못을 말하는게 순서이다.

선거운동기간중에는 금권.관권시비와 흑색선전공방이 난무했었다. 비교적
차분하던 선거분위기가 종반에 접어들면서 혼탁해진 느낌이 없지 않았고
종내는 부산지역기관장회의사건까지 터졌다.

우리는 이제 그런 시비와 공방을 모두 뒤로하고 오직 자신의 이성적
판단과 소신에따라 빠짐없이 한표를 찍어야 한다. 최소한 향후 5년간
후회않을 선택이어야한다. 최선이 없으면 차선을 택해야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것은 공정하고 사고없는 투.개표관리라고 해야 한다.
모든 종사원과 참관자 관련기관은 그점 명심하여 이번 선거가 유종의 미를
거둘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까지 열과 성을 다해 책무를 완수해야할 것이다.

***** 내년 경제운용 계획과 통화관리 *****

정부는 지난 16일 경제부처 장관회의를 열고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에 대해
논의한 결과 거시적으로 경제안정기조를 유지하면서 미시적으로는 설비및
기술투자의욕을 되살리기 위한 환경조성에 주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6~7%,소비자물가 상승률을 5%안팎으로
유지하고 국제수지적자를 올해보다 더 축소하면서 설비투자확대를 위한
자금공급을 늘리고 외화대출규모도 올해의 40억달러에서 내년에는
50억~60억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의 계획대로 경제안정기조가 유지되면서 경쟁력강화에 필요한 설비및
기술투자가 되살아나면 더이상 바랄것이 없겠으나 현재로서는 많은
어려움과 불확실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연지급 수입대상품목의 확대,수출선수금 영수한도의
증액,외국합작기업에 대한 단기자금의 해외차입 허용등으로 해외부문에서의
통화증발이 예상된다. 이에따라 통화관리에 어려움이 걱정되며 내수기업의
자금난이 심해질수 있다. 특히 내년에는 안정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총통화증가율을 13~17%정도로 올해보다 낮춰잡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
커질수 있다.

다음으로 내년중에는 금리자유화 2단계조치가 시행되고 금융기관의
업무영역조정,자율인사등 금융산업개편과 금융자율화가 계획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통화관리가 빡빡해지면 시중실세금리가 오르기 쉬우며
금리안정을 위해 통화공급을 늘리면 해외부문에서의 통화유입과 어우러져
물가안정을 크게 위협할수 있다.

마지막으로 새행정부가 들어서면 경기침체의 영향이 피부로 느껴지면서
경기부양책을 펴라는 압력도 커질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보면 우선 금융자율화 금리자유화 금융실명제등의
개혁조치에 따르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구체적인
방안과 일정이 서둘러 마련되어야겠다. 다음으로 개방경제에서의
경제안정을 다지기 위해 물가 금리 환율등의 경제지표를 안정시킬수 있는
시장자율경제체제를 확립해야겠다. 그렇지않고 눈앞의 성과에 쫓겨
구태의연한 행정규제중심의 물가관리 금융규제에 집착하면 경쟁력강화와
경제안정에 큰 걸림돌이 될것이다.

마지막으로 보다 효율적이고 자율적인 경제운용체제를 마련할때까지
어쩔수없이 발생하는 어려움을 사회의 각계층과 부문에서 공평하게
부담할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새정부의 큰 과제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