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운이 걸린 선거가 내일로 다가왔다. 이번 대선의 특별한 뜻은
공명선거를 기필코 이룩하여 위기에 몰린 이나라 국운을 다시 발흥시킬
지도자를 뽑는데 있다. 공명선거는 올바른 절차를 뜻하고 대선의 궁극적
목표는 지도자의 선택이다. 만일 절차가 공평하지 못하면 지도자의
정통성에 문제가 생겨 정치적 혼란을 야기할 뿐 아니라 최선의 선택 자체가
불가능하게 된다.

부정선거하면 우리는 1960년 3.15선거의 악몽을 되새기게 된다. 그것은
전국적인 규모의 관권동원이었다. 그리고 관권선거엔 으레 금력이 따르게
마련이었다. 사실 역대선거를 보면 야당보다는 관권을 가진 여당이 더많은
선거자금을 동원했다.
관권과 김력의 등식이 선예였다. 3.15부정선거는 결국 4.19라는 정치적
격진을 몰고왔지만 그 이후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관권.김력선거에서 우리는 벗어나지 못했다. 참담한 정치사이다.

노태우대통령이 민자당적을 버리고 이름하여 현승종중립내각이 발족했을때
우리는 그것이 대통령책임제 아래선 이변이지만 환영했다. 그런 방법을
통해서라도 관권선거를 뿌리뽑아야 한다는 역시적 명제때문이었다. 그러나
15일 폭로된 부산지역 기관장들의 선거대책 회의는 이같은 국민적 열망을
짓밟았다. 전직법무장관 시장 지검장 경찰청장 안기부지부장 기무사부대장
교육감 상공회의소장등 고위관리와 지역경제인이 관권을 앞세워 선거
개입을 시도한 증거다.

그들의 대화내용을 보도를 통해 보면 기가막힌다. 우선 지역감정을
부추겨야 한다는 대목이 몇번씩이나 나온다. 지역감정 해소는 각후보들이
천명했을뿐 아니라 이번 대선에서 기대하는 국민들의 최소한의 소망인데
최고위급 관리들이 그럴수가 있는 것인지 아연하지 않을수 없다. 더구나
그 지역출신 후보에 대한 관권선거운동을 양해해 달라는 주문에 경찰청장이
한발 더 앞서 "거든다"고 답한것은 해괴하기까지 하다. 이런 사람이
그동안에 행한 부정선거운동단속이 과연 공정하고 불편부당했을 것인가
묻지 않을수 없다.

그리고 언론기관에 대한 회유,택시기사를 통한 루머살포등 감히
공직자로선 입에 담지못할 대화등이 스스럼없이 오고갔다. 그에 대해
일일이 논평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

그같은 기관장회의가 부산뿐 아니라 전국적 현상일 것이라는 의문이 넓게
제기되고 있다. 드디어 중립내각의 중립의지를 믿을수 없게 만들었다.
비록 대통령과 총리의 중립의지가 진실일지 몰라도 그밑의 전현직관리들이
차기정권에 출세를 의탁하려는 아부심으로 관권을 악용하려는 의식이
너무나 구태그대로다. 이제 하루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 하루만이라도
중립내각이 역사적 사명감으로 관권을 봉쇄하는데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유권자들은 관권.금력의 공세를 단연 거부하고 현명한 선택을 위해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차기대통령이 부정선거후유증으로 정통성 시비에 휘말리게 되면
정치혼미로 국정수행능력은 제약될수 밖에 없다. 그러면 후퇴국면의
경제는 어떻게 될것인가.

이번 선거는 민주화가 쟁점에서 사라지고 부강한 경제의 건설이 초점이
되어있다. 경제부국이 국민들의 일치된 꿈이며 유력한 후보들이 모두 이를
공약하고 있다. 21세기의 경제전쟁과 통일을 대비하기 위해서도 이것은
절대절명의 과제라 아니할수 없다. 그밖에도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돼
있다.

국운을 좌우한다는 엄숙한 마음으로 내일의 투표를 오늘 결심해야 한다.
관권.금력등 그동안에 감행된 부정운동에 절대로 영향받지 않아야 한다.
누가 경제를 발적국면으로 되돌려 놓을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가
심사숙고해야 한다. 각 후보들이 제시한 청사진을 조목조목 따져보고 누가
실천력을 가지고 이를 구현할수 있겠는가 점검해야 한다.

이제 초점은 경제민주화,즉 민간주도경제에 의한 경제선진화에 놓여 있다.
그러자면 새 대통령은 경제를 알고 목표를 실현할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불정선거를 목아내자고 아직까지 외치는 것은 유권자의 상당수가
관권 금력에 눈이 흐려서 올바른 지도자를 가려뽑지 못하는 선악혼동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의 미래는 굴절된다. 이번
대선으로 오랜만에 문민정치를 실현한다. 그러나 그것이 부강의 길로
이어져야만 의미를 지닌다. 우리는 한표한표에 그같은 역사적 사명을
담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민주화추진과 경제발전에 얼마나 처절한 민족의
피땀이 어려있는가. 한표 한표가 비뚤어지면 쌓인것마저 무너진다.

중립내각은 이름그대로 공명선거를 책임지고,유권자는 모두가 투표장에
나가 엄정한 심판을 한표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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