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체가 발행한 무역어음을 결제한 은행이 수출환 어음을 매입(네고)
하도록돼 있는 무역어음 인수제도가 유명무실화될 위기에 놓였다.

서울민사지법 합의13부(재판장 최동열부장판사)는 13일 "한미은행과
신한은행이 무역어음제도에 관한 전국은행연합 회원사 협약을 어기고
중간에서 네고해가는 바람에 케니상사에 지급보증한 무역어음 2억원을
보전받지못해 손해를 입었다"며 이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이유없다"고 기각,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지난 89년8월1일부터 수출업체의 자금지원을 위해 실시된
무역어음제도의 은행간 협약은 약정이 아니어서 이를 어겼더라도
손해배상청구를 할수 없다는 취지의 첫판결로 제도 본래의 목적수행에 큰
혼란을 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특히 수출환어음 매입조건으로 무역어음을 결제해 온 은행들이 이같은
담보실행을 확신할 수 없게 돼 무역어음 인수를 꺼릴 가능성이 높아
제도보완이 요구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지난89년 시행된 이제도는 전국은행연합회
회원은행들이 의결 협약한 것이긴하지만 무역어음을 인수한 은행이외의
다른 은행은 수출환어음을 매입할수 없다는 법적구속력을 가진 것으로 볼수
없어 서울신탁은행의 주장은 이유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한미 신한등 피고은행들이 제도실시 이후 은행간에 정착된
관행을 저버려 "신의칙 의무"를 위반했다는 서울신탁은행의 주장에 대해
"여신전문위원회의 결의를 거쳐 공통적인 내용으로 시행되고 있으나 다른
은행에서 인수할 수출환어음을 매입하지 않는다는 약정을 한바없어 이를
전제로한 주장 역시 이유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원고 서울신탁은행은 피고은행들의 중간네고로 손해를
입은것은 분명하나 이 손해는 수출업체를 상대로 배상을 받아야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신탁은행은 지난 4월30일 수출업체인 케니상사가 발행한 2억원짜리
무역어음을 지급보증한뒤 만기도래하자 이를 결제해주고 케니상사의
수출대전으로 보전하려 했었다.

그러나 중간과정에서 한미은행과 신한은행이 네고,신용장 기재금액인 미화
33만6천만달러(한화 약2억원)규모의 수출환어음을 결제해줘 부도를 낸
케니상사로부터 2억원을 상환받지 못하자 소송을 냈었다.

당시 서울신탁은행은 소장에서 "무역어음인수제도의 관행에따라 신용장
뒷면에 인수은행과 인수금액을 기재,다른 은행이 네고하지 못하도록
했는데도 피고은행들이 이를 알고도 어겼다"고 주장했다.

현행 전국은행연합회 회원사간협약 제10조제1항에는 수출환어음은 당초
무역어음을 지급보증한 은행이 매입,대지급금을 상환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올들어 지난 8월말현재 은행 단자사 종금사등이 할인한
무역어음실적은 2조3천2백30억원으로 지난 한햇동안의 1조3천3백75억원을
훨씬 웃돌고있다.

서울신탁은행은 이번 판결에 불복,서울고법에 항소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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