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과 연말의 겹치기 특수를 예상했던 유통가의 분위기가 썰렁하기만
하다.

5년만의 대선특수를 잔뜩 기대했던 상가및 재래시장 상인들은 매기가 일지
않아 울상을 짓고있고 백화점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기온 급강하로 인한
겨울의류 매출이외의 특판매출이 부진,예년수준의 성장률에 머물고 있다.

11월말부터 12월초까지 재래시장내 겨울의류 새벽장의 경우 성수기를 맞아
상가 개장시간을 앞당기거나 각종 사은행사를 통한 판촉에 나섰으나 매기가
끊겨 휴.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남대문시장내 A상가에는 최근에만 3~4개의 점포가 문을 닫았으며
"여성시대"등 신설상가는 아예 분양조차 못하고 있다.

동대문 아트플라자의 이재영씨는 "요즘은 지난해의 절반수준인 하루
1백만원 매출을 올리기도 힘들다"며 "제작물량을 1만5천장수준으로 절반
가량 줄였다"고 말했다.

평화시장 1층 금호상사에서 타월을 도매하고 있는 한 상인은 "글씨가 크게
찍혀 선거용 뇌물로 적발될 우려가 있는 탓인지 타월매기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거용 선물용품이 타월같은 저가품이 아니라 시계등 고가화 되고
있는 추세라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교적 탄탄한 수요기반을 갖고 있는 재래시장 내의류상가도 날씨가
추워지는데도 고객이 없어 썰렁하다.

상인 대부분이 대선이후 연말 선물경기가 일기만을 기대하고 있다.

연말특수품인 크리스마스 카드의 경우도 판매가 위축되고 있다.

"대선에 대한 관심이 경기부진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것 같다"는 남대문
대도상가의 김재권씨는 크리스마스카드 매출이 지난해의 70%에 그치고
있다고 한숨쉰다.

"백화점등 현대화된 유통업체로 고객을 삐앗기고 있는것도 한 요인인것
같다"고 분석한다.

선거때면 반짝호황을 누렸던 주류 관광 제지업체들도 매출이 지난해보다
떨어지는등 고전하고 있다.

예년에는 유세장에서 술대접하는 경우가 예사였으나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

실제로 맥주소비는 경기위축에 따른 소비둔화가 계속되고있고 소주판매량
역시 저조하다. 소주는 지난달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대선과 관련한 주류특수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서울에 1백15대의 전세버스를 보유하고 있는 광주고속관광의 경우
예년에는 스키장등 패키지여행 예약률이 80%를 웃돌았으나 지금은 45~50%에
불과,고전하고 있다.

선거인쇄물로 호황을 기대했던 제지업계도 업체간 경쟁격화와
선거특수실종으로 덤핑판매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재일.고지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