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40도 이하로 대기의 온도가 내려가면 바깥에서 어떤 작업도 할수
없게된다.

영하20도만 되어도 코끝이 빨갛게 얼어버리고 손발이 마비된다.
영하40도이하로 기온이 떨어지면 인간의 피부는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되고 코끝은 언 두부빛으로 변해버린다. 얼굴의 표면에는 하얀
서리가 끼고 한번 하얗게 된 코끝은 다시는 되살아나지 못한채 그대로
썩어버린다. 금속끼리 강하게 부딪치면 유리알처럼 산산히 깨어지고
맨손으로 고체를 만지면 바로 얼어붙어버려 심한 경우 살덩이가 떨어져
나간다. 북한으로 부터 시베리아의 극지대로 실려간 많은 조선인들이 이
한계선의 저편에서 벌목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시베리아 조선인 벌목단"의 존재는 벌써 오래전에 확인되었었다. 작년
10,11월사이에 두사람의 북한 노동자가 벌목단을 탈출,한국에 귀순함으로써
알려지기 시작한 강제노동현장이 엊그제 또 한사람의
탈출자(강봉학.33)로부터 재삼 확인되었다. 시베리아의 벌목장에서
탈출,1년3개월의 도피생활끝에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그는 "영하40~50도의
강추위속에서 하루 18시간씩 동원되는 강제노동과 국가보위부원의
밀착감시에 견디지 못해 탈출했다"고 밝혔다.

낙후된 벌목도구로 영겁의 동토를 비집고 타이가(Taiga)숲을 베어나가야
하는 북한인들의 참상은 탈출자들의 증언이 없더라도 짐작이 가는 일이다.

북한과 소련(당시)사이에 체결된 시베리아 벌목을 위한 비밀협약내용은
모스크바와 평양의 문서보관소에 깊숙이 갇혀져 있었기때문에 우리로서는
앞길이 없었다.

다행히 최근 러시아의 극동문제전문가인 나탈리아 바자노바여사가 "기로에
선 북한경제"(한국경제신문사 근간)를 출간,벌채목의 나눠먹기 속셈이 훤히
드러났다. 소련정부가 보관하고 있던 협정서를 근거로 한 이저서와 벌채한
재목의 57%는 소련이 그냥 차지하고 북한 인민의 품삯은 벌목량의 43%임을
밝히고 있다. 스탈린 소련수상이 일찍이 가르쳐준대로 라면 벌채현장에
투입된 노무자들은 정치범 또는 반체제인사와 그 가족들일 것이므로"위대한
수령"측은 소련이 떼어준 43%만으로도 만족했으리라는 계산.

민족의 비극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하는 동토의 처절한 현장이 눈앞에
다가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