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협상 테이블에서는 쌀생산국사이에 "쌀수입개방을 하라""쌀수입개방을
못한다"를 둘러싸고 옥신각신이 한창이다. 그만큼 먹을 것이 남아돈다는
얘기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지구의 한쪽에서는 먹을것이 없어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같은 하늘을 얹고 같은 땅덩어리위에서 살아가는
지구가족들의 이율배반적 생태가 아닐수 없다.

내란때문에 수십만명이 죽어갔고 또 죽어가고 있는 아프리카 최빈국의
하나인 소말리아. 64만 가 조금 못되는 광활한 땅에 850여만명밖에
살지않는 것으로 보면 엄청난 희생일수밖에 없다. 명목상의 정부는 있으나
지방별 군벌의 난립으로 무정부상태나 다름없는 내란의 와중에 빠진
이나라의 민생은 굶주림을 벗어날수 없게 되어있다. 목축과 농경을
주산업으로 하고 있는 이곳 주민들은 전란에 밀려 난민으로 이곳저곳
떠돌다보니 먹을 것을 마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수 밖에 없다. 더구나
유엔이 소말리아에 보내오는 비상구호식량이나 물자가 중도에서 굶주린
사람들에게 약탈되는 것을 내전 당사자들마저도 통제할수 없는 무법천지가
되어 버렸다. 급기야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이미 파견된 파키스탄의
평화유지군으로도 질서를 회복할수 없게 되자 미국군의 파견까지 승인하고
나섰다.

소말리아가 이 지경이 된데에는 후진국특유의 그럴만한 역사적 배경이
깔려 있음을 보게 된다.

지난 60년 영국령 소말리랜드와 유엔신탁통치기간이 끝난 옛 이탈리아령
소말리아랜드가 독립하여 소말리아공화국이라는 통일국가로 탄생했다.
그런데 69년 쿠데타를 일으켜 국명을 소말리아민주공화국으로 바꾼
모하메드 시아드 바레장군이 22년간의 장기집권끝에 지난해 실각하게 되자
통일국가는 사분오열이 되고 만다. 바레는 남부로 밀려나 권좌복귀를
노리게되고 그의 6개 반대정파는 알라 마디 모하마드를 대통령으로 하여 새
정부를 수립한다. 또 북부소말리아의 옛 영국령 소말리랜드에서는 아브드
알 라만을 대통령으로 한 소말리랜드공화국의 독립이 선포된다. 알
라만정부가 국제적 승인을 얻지는 못했지만 현재 유일한 합법정부로 남아
있을뿐이다. 그것들이 얽히고 설켜 서로를 반대하는 국벌집단들을
만들어내 살육과 기아를 양산해 내고 있다. 후진국정치병의 전형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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