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기업들의 사무자동화와 금융기관의 여행
원제폐지이후 신규채용을 일제히 중단하는 바람에 매년 90%이상의 높은
취업률을 보여오던 여상졸업생들이 올취업시즌에는 60~70%선에 그치고
있다.

관악여상의 경우 지난해 11월말께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90%를 넘었으
나 올해는 70%를 밑돌고있다.

이 학교의 취업담당교사인 황규보씨는 "은행 증권사등 대부분 금융기
관에서 신규채용을 중단한데다 대기업의 추천의뢰서도 지난해 절반수준
으로 줄었다"며 "그나마 취업한 학생들도 대부분 근무조건이 뒤지는 중
소기업으로 일자리를 낮춰간 실정"이라고 밝혔다.

경복여상도 취업률이 예년보다 15%가량 떨어진 76%에 그쳐 취업담당자
들을 안타깝게 하고있다.

명문여상으로 알려진 성동여실도 취업률이 부진하긴 마찬가지.

이인복취업담당교사는 "취업을 희망하는 상과계열학생 5백86명중 현
재 4백18명만이 일자리를 얻어 예년보다 10%쯤 취업률이 떨어졌다"며
"취직 잘 되기로 소문난 학교가 이 정도니 다른 학교들은 훨씬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취업부진현상은 금융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져 대부분 여상의
금융기관 취업률은 예년의 20%에도 못미치는 형편이다.

실제로 올해 조흥.제일.상업은행등 6대 시중은행에서는 단1명의 여사
원도 뽑지않았으며 나머지 은행이나 증권사도 신규채용을 큰 폭으로 줄
였다.

조흥은행의 한 관계자는 "심각한 인사적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다 지
난10월부터 여행원제폐지로 단일호봉제가 실시됨에 따라 연간 22억원의
인건비가 더 들게돼 부족한 인원은 시간제근무사원으로 메워가고 있다"
고 말했다.

지난 88,89년 증시호황때 신규인원을 대폭 뽑아들였던 증권사들도 증시
에 찬바람이 불면서 적자에 허덕이게 되자 지난해부터 신입사원채용을 거
의 중단했다.

동서증권의 나종관 인사과장은 "지난 2~3년사이에 업무전산화가 이뤄져
필요인원이 크게 줄어든데다 호황때 매년 40~50명씩 채용해온 여상졸업
사원들이 적체현상을 빚어 올해는 1명도 뽑지 않기로했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대한상업교육회의 박광준사무국장은 "이같은 추세는 갈수록
더할것"이라며 "OA 비서 산업디자인등 시대조류에 맞는 전공과를
신설하는등 학생들이 사회에서 요구하는 전문지식을 갖출수 있도록
교과목을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노혜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