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의도적으로 KAL007기의 비행기록장치(FDR)테이프를 한국정부
에 전달하지 않았으며,이같은 결정은 러시아의 입장과 블랙박스 내용물
원본의 한국인도를 강력히 반대하는 미국 및 일본의 요구가 맞아 떨어져
내려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리 페트로프 러시아 대통령비서실장은 1일 홍순영 모스크바주재 한
국대사에게 "블랙박스의 원본과 모든 자료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인도, 사고지역에서 이 자료를 근거로 사고원인을 조사하는 것이 러시아
의 입장이었다"면서 "FDR등 블랙박스 내용물의 원본이 현재 모스크바에
보관돼 있다"고 밝혀 러시아정부가 의도적으로 일부 내용을 뺀채 전달했
음을 확인했다.
페트로프 비서실장은 이날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한국에 전달한 KAL기
블랙박스에 FDR가 들어있지 않은데도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은데 대한
해명을 요구받은 자리에서 "이는 한국 측에 성의를 표시하려는 옐친대통
령이 방한직전 블랙박스의 한국인도를 결정한 과정에서 생긴 `혼란''때문
이었다"며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이 블랙박스 내용물의 원본을 한국에 인도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했다"고 새로운 사실을 밝히면서 러시아는 이에 따라 "오는
8일과 9일 모스크바에서 한국 러시아 미국 일본등 4개국과 ICAO가 참가
하는 5자 회의를 열것을 제의한다"며 이 회의에 블랙박스에 담겨있는 모
든 자료의 원본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페트로프비서실장은 그러나 옐친대통령이 블랙박스를 한국에 넘겨줄
당시 FDR가 빠져있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페트로프비서실장은 미국과 일본이 블랙박스 원본의 한국인도에 반대
한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