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주나 한전주같은 주식을 우리는 국민주(Public
Shares)라고 부른다. 그러나 국제관행상으로는 통상 공공주(Utility
Shares)라는 용어를 쓴다. 대개 전력 전기 통신 철도같은 기간산업의
주식들을 일컫는다.

공공적인 성격이 강하다고해서 그같은 이름이 붙어졌다고 한다.
그런측면에서 보면 같은 국민주라도 포철주보다는 한전주쪽이 공공주의
성격에 더 잘 들어맞는다고도 할수있다.

그 한전주에 대한 주식투자가 지난24일 외국인들에게도 허용됐다. 지난달
포철주의 개방에 이은 국민주개방의 완결인셈이다.

미국 영국같은 선진국증시에서는 국민주 즉 공공주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가 진작부터 허용돼오고있다. 가까운 일본만해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8월에도 일본은 NTT(일본전신전화)주식을 외국인투자자들에게
개방했다.

국민주의 개방은 우리나라 일본 모두 외국의 개방압력과 국내증시의
주가를 끌어올리고자하는 정부의 의지가 맞물려 이뤄졌다는 공통점을
갖고있다.

그러나 일본정부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NTT의 주가가
외국인투자자들의 외면으로 개방이후 더 떨어져버린 것이다. 최근에는
사정이 다소 나아져 주가가 50만엔대에서 움직이고있지만 기업공개직후였던
지난87년4월 주가가 300만엔을 넘었던것에 비하면 무려80%이상이나
떨어져버린 셈이다.
우리의 국민주인 한전의 주가도 개방첫날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크게
떨어져 일반투자자나 증권관계자들에게 적지않은 충격을 던져줬다. 더욱이
외국인투자자들이 무려 370만주나 사들였는데도 주가는 떨어졌다. 물론
개방에 따른 기대감으로 한전의 주가가 그동안 배이상이나 크게
올랐었기때문에 개방당일 주가가 떨어졌다고해서 이상한 일이라고 볼수만은
없다. 게다가 한전주는 이미 기업공개당시의 주가를 크게 상회하고있어
NTT주의 재판이 될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어보인다.

그렇다고는 해도 한전주를 포함한 국민주의 개방과 관련해 반드시 되짚어
봐야할 몇가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는 느낌이다.

우선 국민주개방에 따른 보호장치가 적절한가 하는 점이다. 지난해
재무부가 주식시장개방 방안을 마련하면서 국민주에 대한 외국인투자를
제한했던것은 바로 공공적 법인으로서의 특성을 감안해서였다. 동자부와
한전같은 당사자들도 지난8월 개방이 결정되기 직전까지 국가기간산업의
기업정보유출및 국부유출가능성을 우려해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왔었다.
국민주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한도가 비롯 8%로 제한돼있다고는 하나 충분한
보호장치가 될수는 없는 노릇이다.

개방의 시기가 적절했는지의 여부도 미지수다. 종합주가지수가
500선밑으로 까지 떨어지는 상황에서 재무부가 동원가능한 모든수단을
강구할수밖에 없었으리란 점은 충분히 짐작이 가는 일이다. 아무리
급했다해도 외국인의 투자를 제한한지 1년도 못돼 여론수렴도 없이 서둘러
국민주를 개방했다는것은 두고두고 논란거리가 될지도 모른다.

더욱이 대선을 앞둔 시점이었던 만큼 "선심용"이 아닐까하는 의혹을
갖고있는 사람들도 많다.

일본 NTT주개방은 지금까지는 실패작으로 비쳐지고 있다. 거기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해외시장사정에 밝은 전문가들은 일본정부가
배당수익률이라는 투자지표를 감안하지 않았던점을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하고있다. 배당수익률이란 해당기업의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것인데
외국기관투자가들은 배당수익률이 통상 3~5%,최소한 2%는 돼야 공공주에
투자한다고 한다. 그런데 NTT주의 경우 주가가 개방이후 50만엔대로 다소
회복됐어도 배당수익률은 고작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주가가 더
떨어지거나 배당금이 늘지않는한 외국인투자자에게는 그만큼 투자가치가
낮게 비쳐질수밖에 없는 것이다. 철도주식인 JR동일본주의 일부를
해외시장에서 매각하려는 구상을 갖고있는 일본당국은 이런사정을 고려해
이주식의 배당수익률을 2%이상으로 하기위한 방안을 사전에 강구하고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우리국민주들의 배당수익률 역시 2%를 가까스로 웃돌고있을 뿐이다.
외국인의 투자를 유치하기위해서는 일본의 예에서보듯 해당기업의 배당에
신경을써야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차제에 "국내주가는 국내투자자들이
결정한다"는 원칙아래에서 외국인투자문제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볼
시기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