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기술의 총본산이라고 할수 있는 대덕연구단지가 20년의
대역사끝에 어제 준공되었다. 73년 착수된 이 연구학원도시는 6공의
치적으로 서둘러 준공식을 가진 느낌이 들지만 국가적인 희망이 걸린
자랑스러운 테크노폴리스임에 틀림없다. 대덕단지 말고도 광주 강릉
부산단지가 추진되고 있어 앞으로 이들이 한국의 과학기술을
선진국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모함역할을 하리라고 기대된다.

대덕단지는 지금까지도 적잖은 연구성과를 올렸다. 행정전산망용
주전산기,전전자교환기인 TDX-1및 TDX-10,메가D램 반도체개발등에 큰
역할을 했으며 로보트 신소재 소형 항공기개발등에서도 큰 업적을 남겼다.
단지에는 현재 정부출연연구기관 민간연구소등 33개 기관이 입주해있으며
95년까지 모두 65개 기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총면적 834만평에 이르는 이 과학도시는 일본의 축파단지등 세계의 유수한
연구단지와 어깨를 겨눌수 있는 외형을 갖추고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내실이 외형에 따라갈 만큼 성숙된다면 우리의 과학기술수준을
선진화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리라고 기대된다. 우리는 항상
외화내빈이 탈이기 때문에 이 부분의 개선에 주력해야 한다. 겉만 세계적
수준이고 실속은 판자집 수준이라면 총2조6,000억원의 투자가 무의미하게
된다.

연구활동은 사람이 주역이다. 대덕단지 초창기부터 상당기간 동안에는
엘리트들이 몰려들어 이를 선발하는데 애를 먹을 정도였고 여기에서
과학기술의 꿈을 실현한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이 대단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이직이 늘어나고 우수한 인재들의 지원도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연구인력중 임시직이 평균 30%이고 심한 경우는 65%까지 이른다고
한다. 연구단지는 선진국 못지 않게 화려하게 단장되었는데 막상 그
속에서 일할 인재들은 빠져나가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전과는 달리 대학이나 기업연구소등
더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긴데 비해 대덕단지연구원에 대한 처우는
상대적으로 저하되었다. 또한 연구활동에 대한 번잡한 행정적 간섭도
연구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빈번한 연구소의 통폐합도 불안요인이다.
이밖에도 생활여건 자녀교육 정보의 서울집중등 문제가 많다.

대덕단지는 이제 화려하게 모양을 갖췄지만 사람들이 왕성하게 활동하지
못하면 속빈 강정이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어 이 단지가 과학기술의
요람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