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속극 "형사 콜롬보"의 형사역을 맡은 피터 포크(Peter Falk)는 세살때
사고로 오른쪽 눈을 잃었다. 그렇지 않아도 잘 못생긴 얼굴에 한쪽 눈까지
움푹 파이고 보니 그야말로 추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피터소년은 기가
죽기는커녕 남달리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성장한 그는 외모에 관한한 남들앞에 내세울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남달리 작은 키에 어깨는 앞으로 구부러졌고 음성은 도저히 매력을 느낄수
없는 뚝배기 갈라지는 그런 소리였다. 그는 이런 자신의 약점을 오히려
일류인생을 살아가는 무기로 되돌려 놓았다. 성격배우로 데뷔한 것이다.
그의 독특한 오른쪽 의안은 범인을 찾아내는 명기로 승화했고 구부정한
그의 못난 용모역시 민완형사의 이상형으로 투영되었다. 어느 누구도 그의
의안을 시비하는 사람이 없었다.

2차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처음으로 한반도의 독립을 선언한 카이로회담을
주도한 미국의 루스벨트(Franklin Roosevelt)대통령은 39세때(1921년)에
엄습한 소아마비로 하반신을 못쓰는 신체장애자였다. 남의 도움이 없이는
단 한발짝도 걸을수 없었던 그가 뒷날 미국의 유일한
4선대통령(1932,36,40,44년 당선)에 취임했고 가장 위대한 대통령으로
지금도 미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고있다. 루스벨트대통령은 취임초
뉴딜정책을 내세워 대공황으로부터 미국경제를 구출했고 독일의 나치와
일본의 군국주의에 의해 전세계가 불바다로 화했을때 민주주의의 승리를
끌어내는데 주역으로 활약했다. 그의 하반신불구를 어느누구도 헐뜯는
사람이 없었다.

2류 영화배우 출신인 레이건(R. Reagan)전대통령도 69세에 대통령에
취임,연속 2기를 높은 인기도를 유지하면서 격무를 끝막았었다. 그는
재임기간중 난청때문에 보청기를 끼고 다녔으나 어느 누구도 그의 고령을
비꼬지는 않았다.

대선의 문턱에서 벌써부터 상대방후보에 대한 저질인신공격이 난무하고
있어 모처럼 익어가던 "공명"분위기가 흐려지고있다. 다행히 후보들과
선관위가 이런 정량미달의 보조연사들에게 자제를 권하고 있어 이런
치기어린 유설는 우리주변에서 없어질것을 기대할 따름이다. 유치한
인신공격자체가 우리 유권자들을 얕잡아보고 하는 처사라는것도 당의
지도자들은 알고 있으리라 믿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