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은행 명동지점장 이희도(53)씨 자살사건과 관련해 은행감독원과 상
업은행은 19일 이 지점장으로부터 문제의 양도성예금증서(CD)와 보증어음
을 건네받은 배후를 추적해주도록 서울지검에 수사를 공식 요청하기로 했
다.
이런 방침은 이 지점장이 자살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만나 1백억원어치
양도성예금증서를 건네받은 사채업자 김기덕(43)씨 등의 신병 확보가 사
건 전모를 밝히는 데 관건이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계에서는 김씨가 이 지점장과 직접 거래한 사채업자라기보다는 단
지 `큰손''의 심부름꾼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안면을 중시하는
사채업계의 속성상 김씨가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배후인물이 누구인지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은행감독원은 증권감독원의 협조를 얻어 김씨가 지난 14일
대신증권에서 문제의 양도성예금증서를 팔아 챙긴 1백억원의 수표 행방을
집중 추적하고 있다.

또 이 지점장이 은행금고에서 빼내간 롯데건설 양도성예금증서 1백억원
어치의 만기일이 20, 21일로 다가와 최종소지인이 은행창구에 나타나 대
금지급을 요청해올 경우 수사가 급진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채업계에서는 롯데건설 증서의 최종소지인이 나타나면 역추적 방식을
통해 이 지점장으로부터 그 증서를 처음 건네받은 `큰손''의 신원을 어렵
지 않게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