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대국회의 첫 정기국회가 19일 93년예산안과 추곡수매동의안등을
처리하고 사실상 폐회됐다. 자치단체장선거 문제를 둘러싼 여야대립으로
장기간 휴업상태를 계속한데다 국회를 늦게 연후에도 임박한
대선일정때문에 이번 국회는 안건심의를 충분히 할 시간도 없는
"수박겉핥기" 운영으로 끝난 것이다. 더구나 이번 국회가 지난해 13대
마지막 정기국회후 장장 1년의 공백끝에 열렸음을 생갈할때 유감스럽게도
국민대표기관으로서의 소임을 충분히 해냈다고는 할수 없다. 이번 국회의
특징은 예산안이 한푼도 삭감됨이 없이 38조500억원으로된 정부안 총규모
그대로 통과시킨것이다. 1조3천억원(민주당)에서 1조1,000억원(국민당)
까지 규모를 순삭감하겠다던 야당의 공언은 말뿐으로 끝난것이다. 이례
적인것은 세출항목의 증감작업을통해 여야가 추곡수매가를 정부안보다
1%포인트인상한 6%로 올리고 수매량을 960만섬으로 증양할수 있게 수매
자금을 추가하고 중소기업지원자금도 400억원을 증액함으로써 농촌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에 여야가 보기드문 협력을 보인 점인데,이는 대선을
의식한 여야의 정치적 타협의 소산으로 간주된다. 특히 세출항목 삭감분
에서 606억원이나 각당및 특정의원의 관련지역사업비로 전용 증액된것은
각당이 납세국민을 위해 세금부담을 덜어주는 국회본연의 임무보다도 자신
들의 정치기반강화를 노린 사이당익을 우선시켰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것
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것은 국회의 예산심의권에 관한 문제다.
국민으로부터 거두는 세금으로 편성되는 예산을 국회가 심의한다는것은
예산중 불요불급부분과 효율성 경제성을 검토하여 재정수요충족요청과
국민세부담경감요청을 양립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특히 내년예산안은
불경기여파로 내년성장률이 예년보다 저수준이 되리라는 데도 과대한
명목성장률을 기초로 하여 전년보다 14.6%나 총규모가 증가편성된
팽창예산이기에 세입증가로 오는 세부담증가와 세출팽창이 가져올 인플레
작용을 제동하기위해 정부재정활동의 원천을 이루는 일반회계의
대전년도증가폭은 가능한한 억제해야 했다. 바로 그것이 국회의
예산심의권의 역할인데도 이번 국회에서는 이 예산심의권은 오히려
예산규모 삭감을 외면한채 특정지역에 한정된 지역사업에 삭감분 일부를
전용증액하는데 이용된 것이다. 국회본연의 기능으로 볼때 이런 일은 다시
있어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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