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고 나면 상두꾼,돌고 나면 초롱꾼"이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아마
도 어떠한 천한 일을 하여도 조금도 부끄러워할 것이 아니며,경우에 따
라서는 무슨 일이라도 할수 있다는 뜻인것 같다.

올해 대졸자들의 취업희망 양상이 바로 그러하다.

그야말로 "취업전쟁"그것이다. 11월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입사시험의
막이 올랐는데 여태껏 대학입시때의 대명사였던 "눈치작전" "하향지원"
"복수응모"등의 낱말들이 올 취업경쟁부터 유행하고 있어 씁쓸한 기분에
잠기고만다.

수험생 대부분은 2~3개사에 지원서를 내놓고는 가장 몰리지 않는 곳을
눈치로 잡아 응시하다 보니 그만 결시율이 사상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이통에 기업들도 전에 없이 대책에 부심하고 있단다. 심지어 당초 계획
을 바꿔 합격자퇴사에 대비,1. 1배로 늘려 뽑는 회사도 많았다.

이러한 눈치작전 하향지원 여파로 대졸들이 대거 고졸자리를 잠식해가는
묘한 "평가절하"현상마저 빚고있다.

특히 신분이 보장되는 공무원 채용시험에 올해 대졸자가 온통 몰렸다.
그 최하위직인 9급 일반행정직의 경우 대졸합격자 비중이 88년 13. 7%
에서 92년 56.5%로 무려 4배이상이나 불어난 것이다.

상대적으로 고졸합격자는 55.9%에서 올해에는 19.9%로 떨어져 버렸으
니 고졸 취업희망자들의 투덜대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7.9급 하위직 공무원시험의 경쟁률이 평균 50대1이상이며 100대1을
웃돌기도 한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청운의 뜻을 품고."라는 말로 옛날에는 인생의 이상을 젊은이들에게
부추겨 왔는데 요새는 "하위직도 좋다. 우선 붙고 보자"는 현찬주의가
까실하게 팽배해 간다.

한데 생산현장에서는 근로자 부족으로 아우성이다.무려 27만명이나 태
부족인데 한쪽에서는 취직을 못해 안달이니 참으로 묘한 구인난과 구직
난의 공존현상 아닌가. 기형적인 인력수급 불균형의 달갑잖은 모델을
한국이 예시하고 있어 찝찔하다.

대졸취업난 바람에 휩쓸린듯 올 대입수험생들은 "대학보다 취업유망학
과"을 좇는 "실속지원"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단다. 순수학문을 기피하는
대학의 직업학교화로 표변해갈까 두렵다.

이럴 때면 어김없이 손창섭의 작품 "미해결의 장"한구절이 떠오른다.

".그동안 직업을 구하지 못해 날마다 울며 지냈습니다. 직업이란 청운의
뜻보다도 소중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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