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지교 여담수"
군자들의 사귐은 꽃처럼 단것이 아니라 맑음물처럼 담백하다는 뜻이다.
11월17일은 학창을 떠나 정들었던 스승을 모시고 한해를 정리하며 새해를
설계하는 서른번째의 뜻깊은 연례행사날이다.

돌이켜 보면 지나온 30년은 우리 40대후반의 장년들에게는 혼돈과 어둠의
암울한 시기였다. 태평양전쟁말기에 몰아닥친 가난과 무질서,조국해방과
정부수립,미숙한 이념대결속의 혼란,전쟁의 참상과 폐허앞에 허무와 좌절을
뼈저리게 느껴야했다. 여기에 이어진 4.19와 5.16의 혼돈.

대학을 졸업할 무렵인 60년대 중반기역시 취직난으로 고난의 연속이었다.
이렇듯 세기적인 수난의 역사에서 맺어진 인연이기에,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좌절하지 말자고 서로 부추기고 의지해온 우리들이기에 더욱 값지고 끈끈한
우정이 여태껏 이어지고 있는가 보다.

당시 부중이 있었던 서울 용두동뒷산의 청량대는 틈틈이 남아의
호연지기를 키우던 요람이었고 을지로5가의 부고도 자랑스런 학풍을 심어준
터전이었다.

이제 지난날의 시대적 어려움을 의지와 인내로 딛고 일어선 30년이기에
이번 모임은 더욱 뜻깊을 것이다. 격동기의 어려움을 궁핍한 이웃과
지역사회개발을 위한 열정으로 쏟아붓고 있고 국가발전과 미래세계를
대비하는 맨앞줄에 자랑스런 서울사대부고13회동창들이 서있기에 가슴이
뿌듯해진다.

이렇듯 값지고 소중한 동창회를 이끌어 오는동안 우리 우정의 구심점과
뿌리역할을 해온 동창중에 송경희(광미개발대표)와 여자동창생
조지명(뿌리약국대표))에게 우리동창 모두가 감사한다.

아울러 서울교대의 이희숙교수와 작가 김이연씨가 여자동창을 이끌고
있다.

법조계에 이융웅부장판사와 김봉환 이범관부장검사,경제계에
서장원박사(대외경제정책연구원부원장),의료계에 순천향병원
신상만박사,세브란스 이무상박사,원자력병원 이의돈박사,그런가하면 현광언
오형근장군등이 국가의 간성을 맡는등 자랑스런 면면들이 나름대로 본분에
충실하며 사회의 중추로 활약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정계에서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고있는 홍사덕동지와 재계의
이건희회장이 우리들 닭중에 봉격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