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igners Everywhere'(영어)'Stranieri Ovunque'(이탈리아어)'處處都都是外人'(중국어 번체자)'….이탈리아 베네치아 북동부의 아르세날레 공원. 한때 조선소로 사용됐던 이곳의 어두운 다리 밑을 20개 언어로 적힌 색색의 네온사인이 환히 비췄다. 언어는 달라도 의미는 같다. 지난 20일 개막한 제60회 베네치아 비엔날레의 대주제인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라는 뜻이다.현대 미술계의 가장 논쟁적인 작가 중 하나인 '클레어 퐁텐(Claire Fontaine)'의 작품이다. 이들이 2004년부터 제작해온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 시리즈는 올해 비엔날레 주제로 채택되며 베네치아 전역을 수놓았다. 양대 행사장인 아르세날레 공원 입구와 자르디니 센트럴 파빌리온(본전시장)은 물론, 외딴 여성 교도소에까지 이들의 손길이 닿았다.빨강과 노랑, 파랑, 초록 등 여러 형광색으로 이뤄진 낯선 글자들은 "이방인을 포용하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풀어서 설명하면 이렇다. 단단한 유리로 만들어진 네온사인들은 글자 모양에 따라 부드럽게 구부러진 모습. '나와 다른 존재'들을 향해 굳게 닫힌 마음도 유연하게 열릴 수 있다는 희망을 내포한 셈이다.클레어 퐁텐은 실체가 없는 작가다. 엄밀히 따지면 사람이 아닌 허구의 존재다. 두 명의 '조수'를 자처하는 이탈리아 이론가 풀비아 카르네발레와 영국 미술가 제임스 손힐 부부가 클레어 퐁텐의 이름을 내걸고 활동할 뿐이다.이름엔 여러 의미가 있다. 영어로 '맑은 샘(Clear Fountain)'이자, 프랑스의 대중적인 문구 브랜드의 이름이다. 한국으로 치면 모나미나 모닝글로리 정도. 소변기를 뒤집어 놓고 '샘(Fountain·1917)
돌을 묶고, 지구를 들고 다닌 이승택'조형과 비조형 사이 예술의 본질은 어디쯤 있을까.'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같은 고민을 안았던 두 명의 작가가 한 자리에 만났다. '한국 전위미술의 선구자' 이승택(92)과 미국 개념미술가 제임스 리 바이어스(92)의 2인전이 이탈리아 베네치아 팔라초 로레단(Palazzo Loredan)에서 열리고 있다.1932년 함경북도 고원에서 태어난 이승택은 다양한 예술 실험을 통해 기성 문단에 도전했다. 1970년대 전후로 바람과 불, 연기 등 비물질적인 요소를 작품화하고, 사물을 끈으로 묶는 '묶기' 작업으로 대상의 의미와 가치를 새로운 관점에서 탐구했다.이번 전시에선 이승택의 1960~1970년대 '묶기' 연작을 만나볼 수 있다. 여성의 신체나 책을 노끈으로 묶으며 수축과 팽창의 질감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였다. 그의 작품들은 대상이 상징하는 성역할과 문명, 지식에 대한 저항과 해방의 서사를 암시하기도 한다. 전시는 8월 25일까지. 캔버스를 찢고 묶은 신성희"나의 작품은 찢어지기 위해 그려진다."유럽을 기반으로 한국 초현실주의 화풍을 이끌어온 신성희(1948~2009)의 개인전이 이탈리아 베네치아 팔라초 카보토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박음 회화'(1993~1997) '엮음 회화'(1997~2009) 등 대표 연작을 조명한다.1980년대 파리로 거처를 옮긴 신성희는 30여년간 한국 미술계 인사들의 '파리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두 나라의 주요 흐름이었던 단색화와 쉬포르쉬르파스(1970년대 프랑스 전위미술)를 두루 경험하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형성했다.작가한테 캔버스는 단순한 도화지 그 이상이다. 화려한 색채로 칠한
한국투자증권은 24일 LS에 대해 올해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 미치지 못하지만 수주잔고가 양호하다며 목표주가를 15만원에서 16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이 증권사 최문선 연구원은 LS의 1분기 실적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수주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LS전선과 LS일렉트릭의 합계 수주잔고가 2021년 4조1600억원, 2022년 5조6040억원, 2023년 7조8090억원으로 늘었다"며 "이번 1분기에는 8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다만 LS는 1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16.7% 밑돌았을 것이라고 최 연구원은 전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5조1790억원, 1732억원이다. 그는 "동절기 영향으로 인해 전력망 투자가 저조하고, 구리 제련 수수료가 급격하게 하락했다"며 "그 결과 LS MnM 영업이익 부진이 실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주요 사업인 전선과 전력기기는 계절성이 있고, 매출 인식 시기 등 변수로 인해 분기 실적의 변동성이 생긴다"며 "LS의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실망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또 최 연구원은 구리 가격이 2027년까지 '슈퍼 사이클'(장기적인 가격 상승)에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전력망 투자가 본격화되는 올해가 그 원년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앞으로 예정된 미국 전력망 프로젝트는 33개, 송전 거리는 1만3824km, 투자금액은 534억 달러에 달한다"며 "LS전선과 LS일렉트릭이 장기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