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물론 전세계의 깊은 관심속에 지난 3일 이루어진 제42대
미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후보인 클린턴이 승리를 거두었다. 이번 선거에서
클린턴이 현직 대통령이자 공화당후보인 부시를 큰표차로 눌러 이길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미국경제가 2차대전이후 가장 심각한 경기침체의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정세는 지난 4년동안 엄청난 변화를 겪은 끝에 크게 달라졌다.
동유럽과 소련을 중심으로한 사회주의경제권의 몰락,독일의 재통일과
경제적 영향력강화,EC(유럽공동체)와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로 대표되는
블록경제추세등이 특히 두드러진 변화로 꼽힐수 있다.

냉전이 끝남에 따라 세계각국은 국내문제,특히 경제안정을 최우선과제로
삼아 애쓸수밖에 없는 입장이며 이번 미대통령선거는 이러한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따라서 세계 여러나라는 클린턴을
중심으로한 민주당 행정부가 미국경제의 빠른 회복을 위해 어떠한
경제정책을 펼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많다. 특히 미국의 정책방향에 따라
정치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에 관심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고 할수 있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이나 행정부가 모든 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회의 상.하양원까지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함에 따라 적어도
미국의 이익을 내세우는 경향이 더욱 강해질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미국의 새행정부가 펼칠 경제정책방향과 이에따라 우리가 받을 영향은
무엇인지 따져보아야할 것이다.

미국의 민주당정부는 무엇보다도 먼저 실업을 줄이고 경기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려 애쓸 전망이다. 이를 위해직업교육을 포함한
교육개선과 사회간접자본의 확충등에 공공지출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러한 경기회복책이 효과를 본다면 우리의 주요 수출시장여건이
좋아질 것이므로 수출증대를 기대해 볼수도 있다.

문제는 미국경제가 얼마나 빨리 경기회복세를 탈수 있느냐이며 다른
한편으로 쌓이기만 하는 재정적자를 어떻게 줄일수 있느냐는 것이다.
교육개선과 사회간접자본확충을 위한 공공지출확대가 장기적으로
미국경제의 경쟁력강화에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하나 단기적으로 얼마나
큰효과를 보일지는 불확실하다.

더구나 미국경제는 그동안 경기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double dip)현상을 나타냈으므로 일부에서는 투자촉진을 보다
확실하게 하기위해 한시적인 세금감면까지 얘기되고 있다. 공공지출확대에
세금감면까지 더해지는 경우 가뜩이나 쌓인 재정적자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공채발행과 해외자본유입을 통해 일시적으로
재정적자를 막을수는 있으나 장기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금리와 물가가 상승하여 경제회복자체에 한계가 있을수
있으며 이때문에 우리의 수출증대에도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가능성이 많다.

다음으로 예상되는 것은 통상문제에서 미국의 압력이 거세지리라는
점이다. 재정적자와 함께 미국경제의 쌍둥이적자로 불리는 무역수지적자를
줄이기 위해 미국은 그동안 많은 압력을 가했다. 대표적인 예로
상호주의에 바탕을 둔 슈퍼301조의 발동등을 들수 있는데 특히 미국이
경쟁력이 있는 농산물과 통신,금융등 서비스부문에 대한 시장개방압력이
거세질 전망이다.

금융시장개방의 경우 우리정부가 이미 제시한 개방일정을 더욱 단축하도록
압력이 들어올 것이다. 통신서비스도 미국의 통상법에 의해
우선협상대상국으로 지정돼 있어 시장개방압력이 강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방안은 그동안 계속돼온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등
다자간협상을 통해 절충을 하고 미국의 압력을 직접적으로 받는 쌍무협상은
피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어차피 시장개방이 피할수 없는
추세이므로 이를 계기로 국내시장구조를 경쟁적으로 서둘러 개편하는 한편
쌀등 농산물의 경우에는 관세율을 높이고 산업구조조정기간을 최대한 버는
일이 필요하다.

아울러 최근의 반도체덤핑판정에서 경험한것 처럼 미국이 일본기업을
견제하기위한 조치들에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 반도체제조장비등의
분야에서 한미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측과 이해득실을 따지는
적극적인 협상을 벌여야겠다.

마지막으로 민주당정부의 국방비지출삭감에 따라 주한미군의 추가철수와
미군주둔비용분담율률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므로 병력중위주대신
고도장비위주로 국방체제를 바꾸고 보다 효율적인 국방예산의 집행을 위해
애써야겠다. 특히 적극적인 통일외교를 통해 국방비부담과 장래의
통일비용을 줄여야 한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말대로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우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더큰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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