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느 민족이나 고향을 그리는 마음은 공통적일 것이다.

유대인은 고향에 대한 집착이 특히 강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중국인의 귀소본능도 유대인에 못지 않을성싶다.

화교라 불리는 해외거주 중국인들의 최근 본토투자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10여년전부터 시작된 중국의 경제개혁과정에서 필요한 외화의 대부분을
조달,자본부족난 해소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 79~91년 기간중 중국으로 흘러든 해외자금은 50억달러정도. 이중
화교투자의 비중이 75~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해 평균
3억달러에 달하는 화교주머니돈이 본토에 투자된 셈이다.

그러나 화교의 본토투자는 90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시기는 천안문사태가 일어난 이듬해로 서방국들의 대중국투자가 거의
중단되다시피한 상황이었다. 고향땅의 어려운 처지를 외면할수 없었던
동정심이 크게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당시부터 대만의 본토투자 제한이 서서히 완화되기 시작한 점도
투자증가의 한 요인이었다.

세계전지역의 화교숫자는 모두 5천5백만명을 헤아린다. 이가운데 대만에
살고 있는 2천여만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홍콩 싱가포르등 동남아시아지역에
분포돼 있다.

중국의 이민사는 6백여년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상당수의
화교는 지난 49년말 중국의 공산화를 피해 고향을 등진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그들은 고향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한채 본토투자를
계속해오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화교가 있었더라면 경제개혁이 훨씬 손쉬웠을텐데."라는 한
북경주재 동유럽외교관의 한탄소리는 화교투자의 실체를 짐작케 해준다.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