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정규재특파원]옐친러시아정부가 대내외정책에서 돌연 초강경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29일 발표된 포고령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날 옐친은 발트3국으로부터
러시아군철수를 일방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현지에 잔류해있는
러시아동족 보호.

같은날 옐친은 "러시아가 가는길은 사회주의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본주의도 아니다"는 묘한 발언을해 비상한 주목을 끌고있다.

대반대파 투쟁에서 무력사용불사의 강경기조로 돌아선것도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이외에도 러시아정부의 입장선회는 여러곳에서 관찰된다. 쇼힌
러시아부총리는 최근 동경에서 앞으로 2년간 쿠릴열도와 관련해 일본과
어떤 협상도 하지않겠다고 발표해 일본을 놀라게 했다.

코지레프외무장관은 중국과의 국경문제를 놓고 대립해있고 국방차관은
러시아 남부 접경 공화국들을 긴급히 방문해 지역분쟁과 관련한
입장천명순례를 하고있다.

지난 27일 이례적으로 옐친이 직접 외무부 청사를 방문해 외교위토론을
가졌고 여기서 대CIS및 대구소련공화국,기타 대외정책등이 재조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트3국에 대한 태도변화는 러시아의 구소연방 소속 공화국에 대한
정책자체가 급선회하고 있는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낳고있다.

발트주둔군 철수중단 조치에는 물론 충분한 명분이 깔려있다. 라트비아등
발트3국에서의 러시아인 생존권보장,차별 철폐등의 요구가 깔려있고 이것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엔 1차적으로 가스공급중단등 경제봉쇄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정부의 이같은 강경입장은 그루지야 타지크등 대CIS 정책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지난 26일엔 그루지야주둔 러군자산에 훼손이 자행될 경우
발포해도 좋다는 국방장관의 명령이 주둔군에 떨어지기도 했다.

옐친정부의 태도변화 배경으로 몇가지 사실을 지적해둘 필요가 있다.

우선 최근들어 CIS체제가 급격히 와해되고 있고 이것이
연방체제불안,내정불안에까지 연결되고 있는 점이다.

최근 야쿠트자치공화국이 공화국내 천연자원에 대한 완전한 소유및
처분권을 일방 선언한 점,체첸등 소수민족의 분리독립이 가열되고 있는
점은 좋은 예이다.

더이상 이대로 있을수는 없는 순간에 왔다고 옐친정부는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옐친정부가 이달들어 취해온 일련의 강경정책 선회가 구조화될 것인지는
시간을 두고봐야할것 같다.

그러나 옐친개혁정부가 지난1년동안 서방의 지원에 대해 철저히
실망해왔다고 하는점은 눈여겨 봐야할 대목임이 분명하다.

이같은 대외실망감이 총체적인 위기감과 맞물려 다분히 독재적이고도
민족주의적인 것으로 바뀌어갈 가능성도 있다.

더구나 발트및 CIS 여타국에서의 러시아인 차별대우와 난민화 현상은
불쏘시개이상의 역할을 할수있다.

미국의 정권이양기라는 점도 러시아의 변화를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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