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급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29일 오전 종합지수는 600선을
넘어섰는데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의 대통령불출마선언이 있기 하루전까지
580대에서 주춤하던 주가를 부추기는 작용을 한것이다. 그런 점에서
600선돌파는 하나의 정치주가로 보는 견해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장외의
정치적사건에 영향을 받는 소위 정치주가현상은 미.영.일.독.불등 선진국
증시에서도 공통적으로 볼수 있는 만큼 그것을 우리나라같은
"후진증시"에서만 일어날수 있는 예외현상으로 간주할 일은 아니다.

어쨌든 계속되는 경제침체와 정국불안속에서 오랫동안 주가가 바닥권을
헤매고 있던 증시에 냉기대신 열기가 돌기 시작 했다는 것은 반길만한
현상임에 틀림었다. 이러한 주가상승세가 증시의 탈침체국면으로 이어질
것인가 하는것은 지금으로선 아무도 확실하게 말할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주가상승세에는 김우중신드럼만이 아닌 경제적근거가 없지
않다는 것은 금후증시의 밝은 면이라 할수 있다. 첫째 근거는 시중에
자금이 남아돌아 연20%에 달했던 채권수익률이 12%대로 떨어지는등 금리가
하락을 계속하자 고금리상품에 들어가 있던 자금이 증시로 몰려들어
전체주가를 들어올리는 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경제성장률이 5~6%대를 유지하는 속에서 높은 자동차수요가
상징하듯 실물경제의 경기는 나쁘다고 할수 없는 활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수출호조로 국제수지가 8월에 이어 3개월째 흑자를 계속하고 있는
매크로지표의 호전을 들수있다.

그런 점에서 증시가 잘만하면 오랜 침체를 벗어나고 회복단계에 진입할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할수도 있다.

그러나 불황업종과 취약한 재무구조의 중소기업체들의 잇따른
부도.도산사태는 아직도 실물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불안한 상황에 있음을 말한다. 여기서 확실하게 말할수 있는 것은 증시의
활성화가 실물경제의 회복호전에 뒷받침된 것일때 만이 오래 지속될수
있다는 것이다.

실물경기가 나쁘고 기업수익률이 하강하고 있는등 국민경제의기조적
조건이 나아진게 없는데도 주가가 장외변수로 오르는,그러한 증시는
언제다시 주가폭락현상이 일어날지 모르는 투기장일 뿐이다. 따라서 이번
주가 600선돌파가 참된 증시활성화에 이어지게 하자면 무엇보다도 경제의
기초적조건이 나아져야 한다. 또 금융혁신등으로 금리하향이 정착되어
자금의 증시유입여건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셋째는 시장에 신규자금을 풍부하게 유도할수 있도록 외자에 증시를 더
개방하고 투자우대세제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주식의 투자매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의 이윤율을 높이도록 기업이 노력해야 한다. 투자자의
투자행위도 근거없는 풍문에 휘말리지 않는 자기책임원칙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주가가 항상 상승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