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실세금리의 급속하락으로 은행 보험 단자등 금융기관들에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다.

여유자금을 어떻게 운용하느냐는 기본적인 과제이외에도 대출시의
적용금리를 놓고 낮춰달라고 주장하는 고객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고수익저축상품에 투자하고자하는 고객의 뭉칫돈을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고민거리중의 하나. 높은 이자를 주고 예금을 받아들이자니 금리가
계속 떨어져 은행이 손해볼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유자금이 쌓여가고 있어 고객모셔오기도 쉬원일은 아니다. 반면에
새로운 고객의 신용도체크에 더욱 신경을 써야하는 부담이 생겼다.

"배부른 장사"에서 "아쉬운 장사"를 하자니 더욱 고달프기만 하다는게
금융기관관계자들의 하소연이다.

여기에다 실물경제의 회복이 더디고 대통령선거까지 예정돼있어
금융상황도 급변할 소지가 많아 이래저래 걱정거리들만 쌓여 가는게 요즘
금융가의 표정이다.

대출금리가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비교적 낮은 은행의경우 큰마찰은 아직
일어나지 않고있다. 그러나 거래기업들은 기업평가등급을 상향조정해
지급보증수수료나 당좌대출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하는 사례가
나타나고있다.

비교적 대출금리가 높은 보험사쪽에선 기업의 금리인하압력이 강하다.
S그룹등 대기업들은 종업원퇴직적립보험과 관련한 대출금리를 지금보다
1~2%포인트 낮춰달라고 가입회사에 정식요청을 했다.

보험사들은 종업원퇴직적립보험갱신계약이 집중되는 오는12월을 앞두고
기업들의 금리인하요청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종퇴보험가입기업들이
<>대출추가공급<>대출금리인하<>보험가입금액 축소등 3가지방안중의 하나를
요구할것으로 보고 회사사정에 맞는 금리보전책을 강구하고 있다.

은행 단자등은 기업의 자금수요가 격감함에따라 자금운용에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있다.

시중은행들은 불투명한 금리전망을 고려해 단기운용에 역점을 두고있으나
기업들의 오히려 단기대출을 상환하고있다. 최근 각은행들은
당좌대출잔고는 평균 5천5백억~6천억원선으로 지난 추석이전보다
4천억원가량 줄었다.

이에따른 자금여유로 은행들은 한은차입금을 상환하거나 연11%의
콜자금으로 운용,자산운용에 차질을 빚고있다.

단자회사들도 대출세일에 나서고 있으며 "기간연장" 조건부대출도 서슴치
않고있다.

뿐만아니라 시중은행 지점장이나 단자사직원들은 유망거래선 확보차원에서
신용보증기금등 보증기관을 찾아다니는 풍경까지 연출되고있다.
보증기관으로부터 지급보증을 받은 중소.중견기업을 대출고객으로 모셔오기
위한 것이다.

이같은 대출선 확보경쟁과 적극적인 자금운용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
전개되자 금융기관들은 리스크관리에 커다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기업위주에서 중소기업 개인으로 대출선이 다변화되면서 투자위험도
커지게 마련이다.

또 대출경쟁시대에 있어 신속한 대출결정과 사후관리는 금융기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필수적인 요소로 대두되기 때문이다.

은행 보험등 금융기관들은 저마다 심사인력을 늘리는 한편 재무제표분석등
서면업무위주에서 기업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는등 새로운 심사활동을
펼쳐나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리가 떨어지는것은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떨어진 금리가 부작용없이
정착되도록 하는것이 금융계에 남겨진 숙제인 셈이다.

<송재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