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대가 "교수연구평가제"를 실시키로 한데 이어 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의 하나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연구실적평가제도"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KDI가 마련한 연구평가제는 연구위원들의 연구결과를 객관적 기준에 따라
일일이 점수화하고 이를 연봉이나 승진에 반영한다는것.

KDI는 이제도 도입을 위해 이미 "평가제도개선위원회"를 구성해놓고 있다.
위원회는 지금까지 세차례의 원내 공청회를 가졌다. 이같은 원내
여론수렴을 통해 곧 최종안을 작성,내년 상반기부터 시험적으로
연구실적평가를 실시할 방침이다.

KDI의 연구평가제 도입은 이연구원이 국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으로 미루어
다른 국책연구기관으로 번질게 확실하다. 경우에 따라선 민간연구소에까지
파급영향을 줄수도 있을 것이라는게 KDI관계자의 설명이다.

KDI가 준비하고 있는 평가제도의 핵심은 평가의 객관성확보를 위해
연구실적을 계량화하는데 있다. 말하자면 "점수제연구"를 해보겠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연구평가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종전의 평가는 원장이나 몇몇 간부의 주관에따라 자의적으로 이루어진 면이
적지않았다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새로 도입할 평가제도에선 모두가
동의하는 평가기준을 만들고 개별연구결과를 점수로 환산,연구자별로
총점이 나오도록 한다는게 특징이다.

구체적으론 보고서 유형에 따라 만점을 달리할 계획. 예컨대 연구총서의
경우 1백80점,연구보고서 1백20점,분기별전망논문 50점등으로 한다는
구상이다. 채점은 계획기간내에 연구를 완료하면 기본점수를 주고 시한이
지연되면 1개월마다 5점씩 감점을 해나간다는 것이다. 예외적으로 우수한
작품에 대해서는 기본배점의 20%를 가산해 부분적이나마 질적평가도
감안한다는 복안이다.

KDI의 이러한 평가제 도입에 대해 연구원내에선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 몇몇연구위원들이 자신의 연구결과가 점수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긴하다. 그러나 점차 성과급제도가 강조되는
사회분위기속에 연구기관도 기존의 관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게 대다수의
반응이다.

다만 연구자들이 지나치게 점수에 매달려 점수배점이 낮은 연구를 꺼리는
부작용도 지적되고 있다.

이에대해 송대희KDI연구위원은 "어떤 평가제도든 운영의 묘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모든 구성원이 인정하는 평가의 틀이 마련되면 연구원운영에
잡음이 없어져 효율성도 제고될것"이라고 기대했다. 송희 KDI원장은
"연구평가제도의 근본취지는 연구자들이 신바람나게 연구할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것"이라며 "객관적인 평가제도가 도입되면 연구성과를 높이는데도
크게 기여할것"이라고 말했다.

<차병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