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 출신의 민권운동지도자 멘추여사(33)가 노벨평화상을
타게되었다. "고통받는 사람들의 반려자"로 널리 알려진 여사가
아메리카대륙 원주민의 권익옹호에 앞장서온 "헌신"이 제대로 평가를
받은것이다.

특히 콜럼버스의 신대륙 "상육" 500주년을 맞아 미대륙이 축제분위기에
싸여있는 금년에 "원주민" 출신의 민권대모가 노벨상의 영예를
안게되었다는 사실은 그녀의 희생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콜럼버스의 위업(?)을 기리는 페스티벌의 뒤안길에는 원주민들이 겪어온
500년의 한이 서려있기 때문이다. 1864년12월8일 미합중국 서부콜로라도
지역(아직 주로 승격되기전)에서 발행된 "로키 마운틴 뉴스"라는 신문은
1면톱기사에 "승전보"를 알리는 대대적인 기사를 싣고 있었다. "아군
야만인부대 섬멸"이란 대제목아래에 "인디언 전투부대원 500명 사살,아측
사망9명,부상 38명"이란 부제를 단 기사였다. 이날 신문은 콜로라도
민병대장 시빙턴대령의 담화를 소개,"야만족1,000여명이 130여개의 텐트를
치고 야영하고 있는 것을 급습,추장이하 지휘관전원을 비롯해서 500여
전투원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전투"를 끝내고 이부대가 덴버시에
귀환했을때 전시민은 대대적인 환영퍼레이드로 그들을 영접했다. 그런데
이 "전투"에 우연히 끼이게 된 교역업자 존 스미스등 민간인 2명이 원주민
학살의 잔학상을 목격,워싱턴의 정부기관에 보고함으로써 국회가 조사에
나섰다. 현지 조사를 한 결과 텐트를 치고있던 인디언들은 겨우
500여명이었으며 대부분이 부녀자와 어린이들이었음이 밝혀졌다. 피살자의
대부분은 따라서 비전투원이었던것. 스미스등의 현장체험을 골격으로한
국회 상하원합동조사위원회의 "샤이안족 학살조사기록"은 미국 정규군대에
의한 "인디언"학살의 모델케이스로 보존,지금도 공개되고있다. "한두살의
젖먹이 아이들로부터 부녀자들이 군인들이 휘두른 나이프에 의해 갈기갈기
잘려서 살해되었다"는 증인들의 목격담이 생생히 기록되어있다.

멘추여사의 아버지는 군부독재에 항거,농민들과 반독재운동을 펴다가
불에타 죽었고 어머니와 남동생(16)도 연이어 살해되었다한다. 군정의
박해를 피해 멕시코의 망명처에서 희소식을 들은 여사의 환하게 웃는
모습속에 아메리카 인디언의 "한의 미소"가 서려있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