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세상의 모든 본성을 변화시킨다고 로마시인 루크레티우스가 아득히
2,000년전에 그렇게 갈파했다.

"변화"가 없다면 "시간"의 개념은 무의미하다. 그것은 시간 그 자체가
정지해 있는거나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크레티우스가 말한 "본성의 변화"없이 외관상 형상적인 변화만
가져왔어도 시간은 어김없이 흐른 것이 된다.

북한이 변했다고들 말하는 이가 많다. 그것은 앞서 말한 형상적인 변화를
두고 한 말일 것이다. 그런가 하면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하는 이도
있다. 그것은 "본성의 변화"를 두고 한 말일 것이다.

10 20년전 평양거리의 여자들은 하나같이 까만 치마에 흰 저고리만 입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복차림은 거의 볼수가 없고 원피스 투피스의
양장차림이고 간혹 한복을 입어도 색상이 퍽 다양해졌다.

외견상의 이러한 탈바꿈말고는 북한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단정할수
밖에 없다. 루크레티우스가 주장한 "본성의 변화"라는 관점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최근에 다시 고개든 땅굴조짐들이 그렇고,세상을 깜짝놀라게한
"남한로동당"간첩사건등이 이를 잘 말해준다. 더구나 엊그제 두 귀순자의
북한정치범수용소의 첫실상폭로의 충격은 이만저만 아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가 12곳이나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거기에 강제수용돼
있는 정치범이 북한인구의 1%인 무려 20만명이나 된다니 아연실색할수 밖엔
없다.

김부자세습과정에서 숙청된 이른바 "반당종파분자"등 중범자 가족들은
말할것도 없다. 해외유학이나 연수뒤에 보고 들은 것을 말하다 걸려들어도
수용소에 끌려온다니 재소자 20만명이란게 수긍이 간다.

수용소안에는 잘 알려진 굵직한 사람들도 많았는데 전 해군사령관 일가
8명과 이종옥부주석의 막내아들,국가보윙부장 김병하 일족등도
포함돼있다니 공산당 특유의 무자비한 숙청이 지표위에 유일무이하게 남아
피냄새를 뿜고있는 것이다.

"북한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본성의 변화없는 그들과 그저 허둥지둥
손부터 잡으려드는 우리의 그 "서두름병"이 안쓰럽다. 하지만 감옥같은
땅에서 사는 죄없는 같은 핏줄들을 생각하면 북으로 향하는 마음도
이해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