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의 김영삼총재는 10일오전 경주에서 열린 신라김씨
합동추모대제에 참석하려던 당초 일정을 취소하고 박태준최고위원이
머물고있는 광양제철소를 전격 방문,3시간40분동안 담판을 벌였으나
박최고위원의 탈당을 만류하는데 실패.

이날 박최고위원은 김총재를 맞으면서 보도진을 향해 "이번이 좋은
기회이다. 제철소를 둘러보며 구경좀해라. 정치만 알아서는 안된다"며
우회적으로 김총재를 겨냥,불편한 심기를 노출한 상태에서 회동을 시작.

김총재는 회동을 마친뒤 "여러분은 잘 모르지만 박최고위원과는
20대때부터 잘 알고 지내왔다. (박최고위원의 결정에 대해)인간적으로
마음아프게 생각한다"며 애써 박최고위원과의 관계가 더이상 악화되지 않을
것임을 강조.

박최고위원은 이자리에서 김총재가 "박위원이 정계진출에 회의를 느끼고
경제발전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는 등의 설명에 대해 "총재께서
말씀하신대로다"고만 답변.

한편 박최고위원은 광양에 2 3일 더 머무르다 상경할 예정이어서 그동안
제철소의 동요를 막는한편 신당참여를 포함한 자신의 거취문제를 결정할
채비.

김대중민주당대표는 10일 민자당의 김영삼총재와 박태준최고위원의
광양담판이 결렬된것과 관련,"이번 결렬로 민자당뿐아니라 국민당에도
엄청나게 영향을 미치는 정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날것"이라고 예측.

김대표는 이날오후 경남 김해시 백조 레포츠타운에서 열린 김해지구당원
간담회에 참석,"그러나 날짜가 얼마 안남았는데 이제 창당해서
뭘하겠는가"고 반문한뒤 "이로써 민주당만 튼튼하게 돼 기회가 우리에게
오고있다"고 주장.

김대표는 또 조선노동당 간첩사건과 관련,"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총재는
지난32개월간 안보를 제대로 못한데대해 국민앞에 사과해야한다"면서
자신의 비서인 이근희씨의 국방위자료 유출에 대해서도 "국회 국방위
입법조사실 직원이 허가증을 확인하지도 않고 2급비밀 문건을 보여줌으로써
국회직원이 잘못한 일"이라고 민자당측의 국방위원직 사퇴주장을 반박.

김대표는 "집권하면 대담한 농가부채 감면정책을 실시하고 농민에게
부담이 되고있는 농지세와 수세를 철폐하겠다"고 약속.

국민당은 10일 박태준최고위원의 거취와 관련,새롭게 정국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일단 관망만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

정주영대표는 이날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자당내분이 심각한
양상으로 가고 있는듯 하나 남의 당일이므로 뭐라고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지켜보자"는 뜻을 나타낸 뒤 당직자들에게도 이문제에 관한한
가급적 의견개진을 하지 말 것을 지시.

변정일대변인은 회의가 끝난뒤 박최고위원이 주장한 내각제개헌문제와
관련,"정대표가 현재로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으나 국민이 원한다면 그렇게
할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해 여운.

한 고위당직자는 당내일각에서 "반양김연합"과 관련해 거론되기 시작한
정대표의 2선후퇴론에 대해 "외부인사영입과 우리당의 중심은 별개의
문제"라고 강력히 반박. 그러나 당주변에서는 근거도 불분명하게 "오는
20일 국민당은 완전히 일어선다"는 소문이 크게 나돌아 대선의 향방과
관련한 어떤 획기적인 "결단"이 이루어 질 것으로 짐작하는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