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으로 취업난이 가중되고있는 가운데 대학가에 취업공부열풍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주요기업체들의 입사시험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자 각 대학도서관은
이른 새벽부터 "자리"를 확보하려는 취업준비생들로 장사진을 이루는가하면
각종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모의고사를 치르는등 막바지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외대등 일부대학에서는 취업시험준비학생을 위해 도서관을
철야개관하고 있으며 4학년학생들은 아예 강의도 빼먹고 취업공부에만
전념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가에서는 4시간이상 잠자면 입사시험에서 떨어진다는 "사당오락"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어 대입시험이상의 "시험지옥"을 연출하고 있다.

9일 새벽5시30분. 신촌 연세대 중앙도서관
입구에서강경석군(25.교육과4)이 새벽공기를 가르며 맨먼저 도서관문을
들어서자 1,2분 간격으로 취업준비생 3백여명이 잇따라 5층 제1열람실을 꽉
채웠다.

강군은 "원래 아침6시에 도서관이 개장되는데 공부하기 좋은 좌석을
차지하려면 적어도 5시50분까지는 입장해야 한다"며 "친구들도 2학기
수업을 빼먹어가며 도서관에서 토플 입사시험문제집등 취업시험준비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서관6층 휴게실에서 상식공부를 하고있던 성호선양(여.24.신방과4)은
"3학년2학기부터 언론사와 광고회사를 목표로 준비해온 신문스크랩
상식노트등을 최종정리하는데 역점을 두고있다"며 "동료들끼리
출제빈도수가 높은 예상핵심문제를 뽑아 돌려보는등 "최후의 30일작전"을
펴고있다"고 말했다.

이 대학 도서관직원 전동석씨(42)는 "밤11시에 문을닫고 청소를 해야
하는데 학생들이 취업준비에 열중한 나머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아 자정을
넘겨야 간신히 열람실 불을 끌 정도"라며 "고3보다 대학4년생이 더
불쌍하게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한국외대도 마찬가지. 평소같으면 오전7시나 돼야
학생들이 도서관에 입장했으나 이달들어 새벽5시부터 취업준비생들이
도서관문을 두드리는 바람에 학교측은 아예 3층 열람실을 지난 5일부터
취업시즌이 끝날 때까지 철야개방키로 했다.

또 외대앞 이문독서실 학사독서실등 10여개 고시독서실엔 한달에 12만
13만원을 주고 골방에 틀어박혀 공부와 숙박을 하는 독서실파 학생들도
많다.

새벽4시 도서관문을 여는 동국대의 경우도 취업준비생들이 새벽 3시부터
몰려들기 시작,시설이 좋은 이른바 "로열박스"2백석을 1시만에 채우고있다.

남학생보다 상대적으로 취업문이 좁은 여대의 도서관자리 쟁탈전은 더욱
심각하다. 박미경양(23.비서과4)은 "학교측이 도서관 개관시간을 1시간
앞당긴 새벽5시부터 여는데 7시만돼도 자리를 못잡아 남의 자리를
옮겨다니는 "메뚜기식"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도서관을 이용하기 창피한 취업재수생들이 주로 찾는 서초동
국립중앙도서관의 경우도 열람석 2천6백26석에 하루 4천5백여명이
이용,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이용률이 50%나 늘어났다.

<정구학.고기완기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