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텨 백억세계(백억세계)에 화신(화신) 야 교화(교화) 샤미 리 즈믄 매
비치요미 니라" (부처가 백억세계에 화신으로 나타나 중생을 교화하는
것은 달이 일천개의 강에 비추어지는 것과 같다)-국문학의 최고고전중
하나인 "월인석보"제1권의 첫머리에 부처의 공덕을 칭송한 구절이다.

"월인석보"는 1459년(조선조 세조5년)에 세조가 그의 부왕인 세종이 지은
"월인천강지곡"을 본문으로 하고 자신이 지은 "석보상절"을 설명부분으로
하여 합편한 것이다. 세종은 훈민정음을 발간한 1446년 뒷날 세조가 된
수양대군으로 하여금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위해
석가모니의일대기인"석보상절"을 지어 올리게 했다. 세종은 그것을 보고
종교적 감흥을 이기지 못하여 "월인천강지곡"이라는 노래를 짓게 되었다.

새로 만든 훈민정음으로 쓰인 고전의 효시인 "용비어천가"가 운문의
표본을 보여준 것이었다면 "석보상절"은 산문의 표본을 보여준 것이었다.

그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세조가 편찬한 "월인석보"는 운문과 산문이
결합된 국문학의 첫 결실이었다.

그 귀중한 고전의 완질이 오늘날에는 전해지지 못하고 있다.
"석보상절"로 미루어 모두 24권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지금은 원간본
10권8책과 중간본 2권3책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런데 최근
삼성출판박물관에 소장된 원간본 제23권이 진본으로 밝혀짐으로써 한가닥
장막을 걷어내게 되었다. 지금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월인천강지곡
580여수 가운데 8수를 새로 발굴하는 학문적 성과를 올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고전들의 원간본 완질이 전해지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 문헌이나
자료들을 아끼고 보관하여 후세에 전해주려는 마음이 부족한 민족적 단점의
소산이라고들 흔히 지적한다. 또 고전을 읽기를 원하면서도 실은 읽기를
싫어하는 일반적 인간속성에서 빚어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거기에는 직접적인 까닭이 있다. 많은 고전에 실린 언어가 시대의 변천에
따라 쉴새없이 바뀌다 보니 날이 갈수록 문화향수치으로부터 멀어지기
쉽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귀중한 문헌이나 자료라하더라도 실질되게
마련이다.

향수를 느끼게 하는 고전들-그것을 가꾸어 주는 선인들의 알뜰한 마음이
귀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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