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민자당 최고위원은 5일 오전 당사에 출근해 노태우 대통령이 탈당
인사를 한 확대당직자회의에 참석한 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이봉창의
사 의거 60주년기념사업추진대회''에 참가하는등 예정된 일정을 그대로 진행
했으나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선 일체 함구로 일관.
박 최고위원은 이날 당사 6층 자신의 방으로 올라가면서 선대위원장직 수
락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난 2년반 동안 괴롭혔으면 됐지 언제까
지 나를 괴롭힐 셈이냐"고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말만 하곤 일체 다른 답변
은 회피.
이날 박 최고위원 방에는 윤길중.채문식.유학성 고문을 비롯해 김영구 총
장, 김용태 총무, 황낙주 국회 부의장, 김윤환.김중위.이한동.심명보.정석
모.신상우 의원등 중진 의원들이 잇따라 찾아와 박 최고위원의 의중을 탐색
했으나, 박 최고는 광양제철 4기 준공식 얘기만 했을 뿐 자신의 신변에 관
한 얘기는 전혀 꺼내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언.
한편 민주계의 한 인사는 "두 최고위원 가운데 한 사람은 선대위원장직을
못 맡겠다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내각제 개헌을 하자고 하니 이래서야 어
떻게 일사불란하게 선거를 치르겠느냐"며 "말 그대로 당이 콩가루 집안 같
다"고 자조적으로 최근의 당 분위기를 비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