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불경기를 견디지 못하고 한국내 영업지점을 폐쇄,철수를
서두르는 외국회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크게 늘고있다.

4일 서울민사지법과 서울남부지원에따르면 올들어 8월말 현재 법원에
청산절차개시를 신청한 외국회사는 모두 36개사에 달해 최고치에 달했던
지난해 동기의 35개사를 넘어섰다.

이처럼 한국을 떠나는 외국회사지점이 늘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와 한국의
인건비 급상승등으로 수지가 맞지 않는등 투자매력이 상실됐다는
자체분석에 따른 것이다.

파나마 국적의 웨어하우저 SA사는 최근 국내현지법인을 폐쇄하기 위해
법원에 청산절차개시 신청을 내 인가를 받고 철수했다.

이회사는 지난81년7월 한국에 영업소를 설치한 뒤 91년11월 국내에서
현지법인화,원목 펄프등 건자재 수출입알선업을 해왔으나 갑작스런
건설경기의 하락으로 영업이 악화,결국 한국을 떠났다.
지난 7월14일에는 홍콩에 본점을 둔 미쉬린 아시아사가 이사회의 한국내
지점폐쇄 결의에따라 법원에 청산신청을 냈다.

이 회사는 85년10월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사무실을 내고
대홍콩투자자문업무를 해왔으나 한국기업들이 동남아와 중남미지역으로
투자발길을 돌리는 탓에 홍콩투자실적이 저조,영업악화로 법원을
찾게됐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JH바흐만사는 지난 88년50만달러를
투자,화물운송관련 서비스업을 해왔으나 "한국내 회사재산 전부를
청산하라"는 본사의 지시에 따라 최근 4년만에 문을 닫았다.

서울민사지법 이광만판사는 "기업비용이 상승하고 한국에서의 경쟁에서
뒤져 청산절차를 밟는 외국회사가 늘고 있다"며 "이들 회사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근로자의 퇴직금 임금등이 완불될 경우 청산신청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접수계에서 일하고 있는 김정기씨는 "지금같은 추세로 볼때 지난해
기록했던 49건을 넘어설 전망"이라며 "외국지점사의 청산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국내 경기가 침체돼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기완기자>